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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 휘는 선천성 척추측만증 앓아
볼트는 태어날 때부터 척추측만증을 앓았다. 그래서 항상 부상 위험을 안고 선수생활을 해왔다.
척추측만증은 허리, 어깨, 목 등 다양한 신체 부위에 통증을 유발한다. 심각한 경우 신경 계통에도 이상을 일으켜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척추가 삐뚤어지기 때문에 외관상 좋지 않은 모습을 나타내며, 환자 본인은 이를 콤플렉스로 여기게 된다.
볼트 역시 척추측만증으로 인해 늘 부상에 시달렸다. 어깨와 골반이 평행을 이루며 뛰는 다른 육상 선수들과 달리 어깨와 골반이 심하게 흔들리기때문이다. 고교 시절에는 넓적다리 통증으로 중도 포기한 적도 있었다.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킨 볼트
볼트는 자신의 불리함을 이겨내기 위해 맞춤 훈련과 재활치료에 집중했다. 척추측만증으로 인해 폭발적인 에너지로 달릴 때마다 허리에 부담이 생겼다. 특히 출발할 때 무릎이 측면을 향해 있어 경쟁 선수들에 비해 스타트가 늦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볼트는 허리, 배, 골반 부위의 근육을 강화하는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척추를 지탱하는 힘을 키웠다. 그 결과 근육이 척추를 받쳐주게 되었고, 척추측만증으로 인한 심한 골반의 흔들림은 볼트에게 오히려 무기가 되었다.
볼트가 달리는 자세를 보면, 왼쪽 골반이 오른쪽 골반에 비해 많이 내려간다. 내려간 만큼의 반동으로 내딛는 발의 힘을 강화해 보폭을 20cm 정도 더 키운 것이다.
바로병원 이정준 원장은 "우사인 볼트는 척추측만증으로 인해 심하게 흔들리는 골반을 오히려 본인의 의지와 노력을 통해 장점으로 승화한 대단한 사례"라고 말했다.
▲척추측만증 치료는 어떻게 하나?
척추측만증 치료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증상에 따른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측만증각도가 10~20도인 환자들은 올바른 자세를 머릿속에 입력한 뒤 자기 스스로 자세를 상기시키며 유지하는 것이 좋다. 20~40도로 변형될 경우에는 보조기를 착용해서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40~50도 이상인 환자들은 연령, 성장기간의 여부, 전문의의 종합적인 판단에 따라 시술의 진행 여부를 결정하고 치료를 해야 한다.
바로병원 이정준 원장은 "우사인 볼트가 선천성 척추측만증을 앓고도 세계적인 선수로 거듭났다고 해서 이 질환을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척추측만증은 초기에 발견하면 수술하지 않고 교정이 가능하므로 조기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