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출생 시대 '소멸위기' 지방大, 한류·한상·한인이 신동력"
상지코리아포럼…"한국·개도국, 고등교육 분야 환상적 보완관계"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저출생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 대학교에 한류(韓流)·한상(韓商)·한인(韓人)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특히 양질의 교육자원을 보유했지만 학령인구가 점점 주는 한국과 교육에 대한 수요는 높으나 교육여건이 열악한 개발도상국은 고등교육 분야에서 '환상적 보완관계'가 될 것으로 평가됐다.
상지대는 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미래 신(新)인구동력과 신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정책과 대학 혁신'을 주제로 제1회 상지코리아포럼을 개최했다.
포럼 주제발표를 맡은 박기관 상지대 대외협력부총장은 "대학 수에 비해 교육 수요가 급감하면서 구조적으로 대학이 소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2040년까지 지방대의 절반가량이 소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초저출생·인구 소멸 시대에 지방대학과 한국사회를 위한 신인구동력과 신성장동력을 이해하고 공동번영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그 키워드로 한류·한상·한인을 제시했다.
전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5천만명, 한상기업은 11만개(종사자 500만명 이상), 한인동포는 708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들과 한류 문화·경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나아가 이들이 국내에서 교육받고 취업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인구 급감으로 인한 지역사회의 붕괴를 막고 지방대학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좋은 캠퍼스와 우수한 교수요원, 좋은 실험장비는 있지만 학생이 없는 국내 대학교와, 급증하는 학생 인구와 고등교육 수요를 뒷받침할 교육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개도국은 환상적 보완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봤다.
박 부총장은 한류 팬과 한상기업 종사자, 재외동포를 위한 상지대의 교육 청사진도 소개했다.
우선 내년 1만∼5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사이버대학을 운영할 방침이다.
사이버대학에선 한글(K-Language)·K-문화(K-Culture)·K-음식(K-Food)·K-의료&스포츠(K-Medicine&Sports)·K-경영(K-Management)을 가르친다.
2027년엔 상지대를 글로벌 캠퍼스로 전환해 외국인 유학생이 국내 학생들과 함께 학습하면서 문화활동, 스포츠, 동아리, 기숙사 생활 등에 참여하고 한국 문화를 직접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2028년에는 상지대와 아시아지역 20개 대학과 '사이버 글로벌 한류 연합대학'을 구축한다. 연합대학에 참여하는 모든 학생은 어느 대학에서든 자유롭게 입학·수강·졸업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박 부총장은 "중국, 동남아시아, 서남아시아, 중앙아시아를 중심으로 하되 장차 북미, 유럽, 중동, 남미, 아프리카까지 확대할 계획"이라며 "한류 문화를 향유하는 개인과 나라 사이의 문화경제공동체를 구축하겠다"고 비전을 내놨다.
이어진 토론에서 정광호 한국행정학회장은 "지역 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수도권 집중 현상은 지방대학의 생존 기반 자체를 약화시키고 있다"며 "상지대의 '한류 기반 글로벌 캠퍼스' 전략은 한류와 지역대학의 동반 상승 모델로 기능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단 "이상적인 비전을 실현하려면 현실적 제약과 한계에 대한 냉정한 인식이 필요하다"며 "지방대가 한류와 한인 네트워크를 활용한 유학생 유치 전략을 실현하려면 단순한 문화콘텐츠 제공을 넘어서 체계적이고 질 높은 교육환경을 갖추는 내적 혁신이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정빈 한국지방자치학회장은 "'한류 팬·동포·한상' 커뮤니티를 미래 이민자 후보군으로 전략화할 로드맵 수립이 필요하다"며 "단순한 교육사업을 넘어 이들을 장기 체류·정착 인구로 유도할 유인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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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025-04-09 16: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