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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한국 축구가 청소년 레벨에서 '약체' 인도네시아에 두 번 연속 발목을 잡혔다는 건 꽤 충격적이다.
한국은 역대 U-17 대표팀간 맞대결에서 인도네시아에 처음으로 패하는 굴욕을 겪었다. 앞서 세 번의 맞대결 전적은 2승 1무였다. 한국인 전 연령대를 통틀어 정규시간 내에 인도네시아에 무릎 꿇은 건 12년 전인 2013년 10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AFC U-19 챔피언십 예선으로, 당시 개최국 인도네시아에 2대3으로 패했다.
한국은 A대표팀 레벨에서 1975년 6월 자카르타 창립 기념대회 3, 4위전에서 2대3으로 패한 뒤 무려 50년 동안 17연승을 질주할 정도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4월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한국이 23위(아시아 3위), 인도네시아가 123위(22위)로 정확히 100계단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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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U-20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준결승 진출로 U-20 월드컵 출전권은 따냈다.
성인대표팀도 지난달 오만(1대1 무), 요르단(1대1 무)과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7, 8차전 홈경기에서 '연속무'에 그치며 크나큰 비판에 직면했다. 최근 들어 연령을 가리지 않고 한 수 아래 팀을 상대로 결과를 따내지 못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매체 '시시아골'은 불과 1년 사이에 두 번이나 인도네시아 축구에 발목 잡힌 걸 두고 "한국의 악몽"이라고 표현했다. "인도네시아가 다시 한번 한국을 쓰러뜨리고, 8강 진출의 희망을 키웠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매체는 지난해 카타르에서 열린 U-23 아시안컵 겸 파리올림픽 예선까지 '소환'했다. 당시 황선홍 현 대전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 대표팀은 신태용 전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U-23팀과의 8강전에서 2대2 무승부 후 승부차기에서 10대11로 패하며 40년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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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안토 감독은 경기 후 "한국전 승리에 안주하지 말자. 선수들에게 남은 2경기에서 집중하자고 당부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단 한 경기로 탈락 고배를 마신 황선홍호와 달리, 백기태호는 아직 희망이 살아있다. 16개국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선 4개조 상위 1~2위팀, 총 8개팀이 오는 1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U-17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딴다. 조별리그만 통과해도 본선에 오를 수 있다. 이번 U-17 월드컵부터 참가국이 기존 24개팀에서 48개팀으로 대폭 늘어났다.
한국이 7일 아프가니스탄, 10일 예멘을 상대로 전승을 거두면 조 2위권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 중요한 건 인도네시아전과 같은 과오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다. 한국은 결과뿐 아니라 내용면에서도 인도네시아에 밀렸다. 한국의 유효슈팅은 단 3개였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