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전패' 수원의 이랜드 징크스? 아니, '김도균 징크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5-03-10 10:09


'4전패' 수원의 이랜드 징크스? 아니, '김도균 징크스'

[목동=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수원에 강한 이유요? 정말 모르겠어요."

김도균 서울 이랜드 감독이 환하게 웃었다. K리그에는 특정팀 징크스가 있다. FC서울의 울산 징크스가 대표적이다. K리그의 대표 강호 서울은 울산만 만나면 약해진다. 2017년 10월 이후 7무15패로 22경기째 승리하지 못하고 있다. 수원FC의 서울 징크스도 유명하다. 수원FC는 역대 서울을 만나 19번의 경기에서 단 1승(4무14패) 밖에 이기지 못했다.

서울 이랜드와 수원 삼성의 관계는 좀 특별하다. 2부에만 있던 이랜드는 지난 2024시즌 처음으로 수원을 만났다. 이랜드는 수원을 만나 3전승을 거뒀다. 전력상 수원이 우위에 있었지만, 이랜드는 모두 승리했다. 염기훈 감독의 사퇴 경기도 이랜드전 패배였고, 변성환 감독 부임 후 첫 패배도 이랜드전이었다. 이 먹이사슬의 중심에는 김도균 감독이 있다. 김 감독은 수원FC 시절부터 수원 삼성에 유독 강했다. 사실 김 감독 부임 전 수원FC는 수원에 1승4패로 절대열세였다. 김 감독이 물줄기를 바꿨다. 수원FC 지휘봉을 잡고 치른 수원 더비 12경기에서 8승1무3패를 기록했다. 기세는 이랜드에 온 이후에도 이어졌다. 3전승으로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2025시즌에도 '수원 담당 1진'은 여전히 김 감독이었다. 첫 수원전부터 승리를 챙겼다. 이랜드는 9일 서울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과의 '하나은행 K리그2 2025' 3라운드 경기서 4대2 대승을 거뒀다. 김 감독은 수원전 12승1무3패의 초강세를 보였다. 수원 입장에서는 가히 '김도균 징크스'로 부를만 하다. 이랜드는 경기 초반 수원의 공세에 흔들렸지만, 단 한번의 찬스로 골을 만들었다. 전반 11분 박창환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다. 19분 강현묵에게 동점골을 내줬지만, 36분 이탈로의 골로 다시 앞섰다. 전반 추가시간에는 페드링요의 추가골까지 터졌다. 후반 30분에는 아이데일의 골로 쐐기를 박았다. 수원은 50분 일류첸코가 한 골을 만회한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김 감독은 수원전에 강한 이유에 대해서는 "진짜 모르겠다. 스쿼드나 실력으로 봐서는 우리가 모자란다. 하지만 차이가 넘어서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우리가 부족하지만 결과는 계속 가져오고 있다. 선수들의 의욕이나 준비 자세가 잘 됐고, 자신감 면에서도 우리가 좋았다"고 했다. 이어 "사실 수원전 자신감을 떠나 똑같이 준비하고 있다. 매경기 결승처럼 뛰고 있는데, 수원전도 그 중 한경기"라고 했다.

김 감독의 울산대 후배인 변 감독은 답답한 모습이었다. 그는 "경기가 안 될 때는 너무 쉽게 실점을 한다. 이랜드와 할 때 유독 그런 것 같다. 실점 상황도 사실 그 전까지는 좋은 분위기였다. 완벽한 찬스도 놓쳤고, 실점 후 따라갔는데 또 무너졌다. 전반 유효슈팅 두개가 다 실점으로 이어졌다. 결국 수비를 더 강하게 해야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든다"고 고개를 숙였다. 수원을 잡은 이랜드는 개막 후 3경기 무패(2승1무)를 달렸고, 반면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수원(1승2패)은 초반 2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목동=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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