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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이제 전반전이 끝났다.
여기에 '이겨야 본전'이라는 압박감이 팀 전체를 감쌌다. 김도균 이랜드 감독은 전북과 경기가 결정된 후부터 줄곧 "압박감과 부담감은 전북이 더 클 것"이라며 "이 부분은 분명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신경전을 펼쳤다. PO가 결국 기세 싸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북에게 1차전 결과는 승강 PO 전체를 좌우하는 승부처였다.
김두현 전북 감독은 "멘탈적인 부분이 중요하다"며 '도전자 정신'을 강조했다. 전북은 전반 37분 티아고의 골로 앞서나갔다. 후반 3분 오스마르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김 감독은 최악의 경우, 무승부라도 거두겠다는 판단으로 수비를 강화했는데, 후반 38분 전진우의 결승골이 터지면서 귀중한 승리를 얻었다. 내용은 차치하더라도, 어찌됐건 승리를 챙겼다는게 포인트다.
패하긴 했지만, 이랜드도 얻은 것이 있다. '자신감'이다. 경기 전 김도균 이랜드 감독은 "하늘과 땅 차이는 아니"라고 했지만,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다. 승강 PO까지 내려왔지만, 전북은 국가대표가 즐비한 자타공인 K리그 최고 팀이었다. 반면 이랜드는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된 팀이었다. "부담없이 즐기겠다"는 출사표를 던졌지만, 자칫 '격차'라는 '벽'을 느낄 경우, 승부는 해보나마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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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승장인 김두현 감독보다 패장인 김도균 감독의 얼굴이 더 밝았다. 김두현 감독이 "결과적으로 우리가 이겼지만 이랜드도 상당히 강점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 반면, 김도균 감독은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한다. 득점에서 뒤져 패했지만 오히려 우리 선수들이 1부 리그에서도 좋은 스쿼드를 갖춘 전북을 상대로 잘 적응했다고 본다"고 당당히 말했다.
선수들도 같은 생각이었다. 오스마르는 "결과를 가져오지는 못했지만 반등할 수 있다고 본다. 오늘 경험해봤기 때문에 다음 경기에서는 더 잘할 수 있다"고 했고, 서재민도 "우리 것만 하면 전주성에서도 분명히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승부는 결국 후반전인, 2차전에서 갈린다. 유리한 것은 전북이다. 비기기만 해도 잔류할 수 있다. 충남아산을 상대로 대역전극을 펼친 대구FC의 승강 PO 결과에서 보듯, 확실히 K리그1이 우위에 있다. 전북은 1차전에서 그 힘을 보여줬다. 적은 방심이다. 김두현 감독은 "결과는 후반에 나온다. 안일한 생각을 하지 않고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고 했다.
자신감을 얻은 이랜드는 기적을 노린다. '할 수 있다'는 기류가 오히려 더욱 커졌다. 무엇보다 김도균 감독은 승강 PO에서 뒤집기를 한 경험이 있다. 지난해 수원FC를 이끌고 승강 PO에 나선 김 감독은 1차전에서 패했지만, 2차전 드라마를 썼다. 당시 1차전 스코어도 1대2였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