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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처럼 13번 단 '3호 父子 국대' 이태석 "아빠가 첫 경기 치곤 잘했대요"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4-11-15 09:37


아빠처럼 13번 단 '3호 父子 국대' 이태석 "아빠가 첫 경기 치곤 잘…

아빠처럼 13번 단 '3호 父子 국대' 이태석 "아빠가 첫 경기 치곤 잘…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아빠가 첫 경기치고는 잘했다고 칭찬하셨다."

한국 축구 역사상 세번째 '부자(父子) 국가대표'가 된 이태석(포항)의 A매치 소감이었다. 대한민국은 14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각) 쿠웨이트시티의 자베르 알 아흐마드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쿠웨이트와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5차전에서 오세훈(마치다) 손흥민(토트넘) 배준호(스토크시티)의 연속골을 앞세워 3대1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4연승에 성공하며, 승점 13으로 B조 선두를 질주했다. 3차예선에서는 각조 1, 2위가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거머쥔다. 이날 승리를 통해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큼 다가섰다.

홍명보호는 이날 체력안배부터 세대교체까지, 잡을 수 있는 모든 토끼를 잡았다. 손흥민(토트넘) 이재성(마인츠) 황인범(페예노르트) 등을 교체하며, 핵심 자원들에게 휴식 시간을 줬고, 이현주(하노버) 이태석(포항) 등 새 얼굴들이 A매치 데뷔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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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눈길을 끈 것은 이태석이었다. 이태석은 후반 18분 이명재(울산)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태석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쓴 이을용 용인축구센터 총감독의 첫째 아들이다. 고 김찬기-김석원 부자, 차범근 전 감독-차두리의 뒤를 이어 한국축구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차두리 이후 23년만에 탄생한 부자 국가대표다.

'아빠' 이을용은 만 23세이던 1999년 3월 브라질과 친선전을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아들' 이태석은 아버지보다 한 살 어린 나이에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들이 A매치 데뷔는 더 빨랐다.

2021년 FC서울에서 데뷔한 이태석은 올해 포항 스틸러스로 이적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쳤지만, A대표팀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태석은 많은 활동량과 날카로운 킥을 장점으로 한다. 포항에서는 풀백 뿐만 아니라 측면 미드필더도 소화할 수 있다. 벌써 K리그 100경기를 치렀을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태석은 팀을 옮기면서 다른 포지션에서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은데 FC서울과의 경기에서 원래 포지션에서 편하게 경기하는 것으로 보였다. 늘 풀백 자리가 고민인데 전형적인 풀백 스타일이라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아빠처럼 13번 단 '3호 父子 국대' 이태석 "아빠가 첫 경기 치곤 잘…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2-1로 추격받던 시기에 투입됐지만, 이태석은 무난한 활약을 펼쳤다. 특히 이태석은 아버지가 달았던 등번호 13번 유니폼을 입고 뛰며 더욱 의미가 있었다.

경기 후 이태석은 "너무 기쁘다. 오늘 경기에 투입될지 몰랐는데, 빠르게 A매치에 데뷔할 수 있어서 감격스럽다"고 미소를 보였다. 기대 보다 빠르게 A매치에 데뷔한 이태석은 "몸을 풀고 있을 때 기대는 했는데, 코칭스태프가 불러서 그제야 실감이 났다"고 했다.

'아버지 생각이 났나'라는 질문에 "아빠 생각도 좀 나긴 했지만, 들어가서 어떻게 할지 긴장돼 좀 떨었다"라며 "긴장 때문에 경기에만 집중하자는 생각만 했다"고 설명했다.

이태석은 경기가 끝나자마자 이을용과 연락을 취했다. 그는 "항상 경기가 끝나면 아버지께 피드백을 받는다"라며 "아버지께서 '첫 경기치고는 잘한 거 같다'라고 말씀하셨다. 보통 단점을 먼저 말씀하시는데, 단점이 안 보여서 좋았다는 말씀을 해주셨다"고 강조했다.

처음으로 한 대표팀 생활에 대해선 "처음에는 너무 어색했는데 스스럼 없이 형들과 이야기하려고 노력했다"며 "후배들과도 잘 어울려 경기를 준비해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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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이태석의 등장으로 고민이던 레프트백 자리에 옵션을 더하게 됐다. 홍 감독은 매 소집 마다 풀백 자리에 새 얼굴을 더했다. 첫번째 A매치였던 지난 9월에는 대대적 변화를 택했다. 터줏대감이던 김진수 김태환(이상 전북)을 과감히 명단에서 제외했다. 지난 카타르아시안컵 멤버는 설영우(즈베즈다)가 유일했다. 대신 '강원 전술의 핵' 황문기(강원)와 '젊은 피' 최우진(인천)을 발탁했다. 황문기는 테스트에 통과하며, 홍명보호 측면의 일원으로 성장했다.

10월에는 파울루 벤투 전 감독 체제에서 대표팀에 승선한 바 있던 왼쪽 풀백 박민규(곤사도레 삿포로)가 새롭게 뽑혔다. 아직 A매치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지만, 벤투 시절부터 공수 밸런스를 인정받았던 박민규를 시험했다. 하지만 박민규는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11월 홍 감독은 이태석을 테스트 했다. 출전하지 못했던 최우진, 박민규와 달리 경기에 나섰다. 홍 감독이 어느정도 능력을 인정했다는 이야기다.이후 펼쳐질 팔레스타인전은 이태석의 향후 A대표팀 롱런 여부를 결정지을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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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국은 쿠웨이트에 완승을 거뒀다. 전반 9분 황인범의 크로스를 받은 오세훈(마치다)이 환상적인 헤더로 선제골을 넣었다. 오세훈의 A매치 두 경기 연속골이었다. 전반 16분에는 추가골을 넣었다. 이재성이 오세훈과 리턴 패스 후 중앙으로 침투하던 손흥민에게 찔러줬다. 손흥민이 볼을 잡고 들어가는 과정에서, 쿠웨이트 수비에 걸려넘어졌다.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손흥민이 키커로 나섰다. 골키퍼를 속이며 반대 쪽으로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A매치 50번째골. 손흥민은 '레전드 스트라이커' 황선홍(50골)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한국 남자축구 역대 A매치 최다골 공동 2위로 올라섰다.

후반 15분 쿠웨이트에게 추격골을 내줬지만, 후반 28분 배준호(스토크시티)가 쐐기골을 넣었다. 황인범이 침투하던 배준호에게 절묘한 패스를 찔렀다. 배준호가 멋진 터치 후 수비 한명을 제친 후 오른발 슈팅으로 쿠웨이트 골망을 흔들었다. 기세가 오르던 쿠웨이트를 잠재운 득점이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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