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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대학 최초 '3연패'를 달성한 지도자의 첫 마디는 예상 밖이었다. 박규선 한남대 감독은 "우승은 좋은데 경기를 잘 못한 것 같아서 속이 상합니다"라며 미간을 찌푸렸다. 결과만 좇아선 개인은 물론 팀의 성장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철학을 그는 강조했다. 지난 16일부터 17일까지 태백에서 열린 '제19회 1, 2학년 대학축구연맹전' 백두대간기와 태백산기 결승전에서 한남대와 선문대가 각각 우승을 차지했다. 한남대와 선문대는 하루 차이로 나란히 3년 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두 팀 모두 후방 빌드업을 바탕으로 한 시스템 축구를 추구한다는 점이 닮았다. 이들이 배출한 젊은 선수들이 장차 프로에 진출해 꽃을 피운다면 한국 축구 상향 평준화로 이어지는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된다.
한남대는 요즘 대학축구에서 가장 핫한 팀이다. 2023년 4관왕 금자탑을 세웠다. 이번 백두산기에서도 파죽지세였다. 준결승까지 다섯 경기 22골을 퍼부었다. 하지만 호원대를 상대로 한 결승전은 다소 답답했다. 한남대 특유의 패턴플레이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몰린 상황에서 역습으로 두 골을 뽑아 이겼다. 호원대가 효과적으로 대응하기도 했지만 박규선 감독은 내심 아쉬웠다. 그는 "선수들이 각자 포지션에서 해야 할 역할들을 겁을 먹고 안 하는 모습이 나왔다. 실수할까봐 도망다녔다. 실수하고 골 먹어도 된다. 그 부분이 제일 속상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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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선 감독과 최재영 감독의 친분도 눈에 띈다. 최재영 감독은 "한남대랑 같은 숙소를 썼다. (박)규선이 형이랑 계속 만나서 축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공유했다. 이렇게 같이 우승해서 기쁘다. 공간과 시간의 싸움에서 어떻게 만들어나가는 축구를 할 것인지에 대해서 선수들에게 많이 주입시키려고 한다"며 지도 방침을 밝혔다. 박규선 감독 역시 "선문대도 우리와 비슷한 축구를 하는 팀이다. 함께 잘해서 한국 축구 발전에 조금이나마 이바지할 수 있는 길로 같이 갔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