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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전북 현대는 K리그 2010년대를 지배했다. 2009년 첫 우승을 차지한 전북은 이후 전무후무한 5연패 포함, 무려 9번의 우승을 거머쥐었다. 2016시즌 심판매수로 인한 승점 삭감이 아니었다면 8연패도 가능했을 것이다.
그라운드에는 이동국과 김상식이 있었다. 2009년 한물 갔다는 평가 속 전북의 유니폼을 입은 두 선수는 세월을 거스르는 활약으로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동국은 2020년 은퇴할 때까지 매 시즌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슈퍼스타들이 즐비한 전북의 전방을 지켰고, 김상식도 2013년까지 전북의 후방을 이끌었다. 김상식 감독은 이후 코치로, 감독으로 활약하며, 전북이 숱한 트로피를 들어올리는데 일조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전북을 지탱한 리더의 힘은 강력했다. 최 감독은 온화하면서도 냉정한 카리스마로 스타 군단을 압도했고, 이 단장은 성적 뿐만 아니라 인프라 등에도 신경을 쓰며, 전북을 리딩구단으로 만들어냈다. 40세를 넘어서도 수준급의 기량을 유지한 이동국은 맏형으로 역할을 톡톡히 했고, 김 감독은 '형님 리더십'으로 선수단을 하나로 묶었다. 전북의 '승리 DNA'는 이들이 잘 섞여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럴 때 전북의 승리 DNA를 경험한 노장들이 해줘야 하는데, 오히려 위기에 기름을 붓고 있다. '주장' 김진수는 위기 때마다 거친 플레이로 퇴장을 당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음주 문제로 벌금까지 받았다. 최철순은 주연 보다 조연에 가까운 스타일이며, 홍정호는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난지 오래다. 선수들의 조직력은 '모래알'이 됐다. 전북 선수단 내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이야기가 안팎에서 들리고 있다. 큰 위기를 벗어날 리더의 부재 속 전북은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명문 스포츠 클럽이라도 망가지는 건 한순간이다. 멀리 서 그 사례를 찾을 것도 없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