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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네가 선발로 들어가서 이긴 경기가 없어. 보여줘야지?'
이에 린가드가 응답했다. 지난 울산전에 이어 리그 2경기 연속 주장 완장을 찬 린가드는 공격 2선의 좌우, 가운데를 활발히 오가며 공격을 조립했다. 팀내에서 가장 많은 키패스(3회), 팀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공격지역 패스 성공(16회)을 기록했다. 이날도 피리를 부는 세리머니를 보진 못했지만, 공격포인트 없이 움직임 한 번으로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팀이 1-0으로 아슬아슬하게 리드하던 후반 41분, 미드필더 류재문이 상대 페널티 아크 부근에 있는 린가드에게 전진패스를 찔렀다. 상대 골문을 등진 상태로 공을 향해 마중나온 린가드는 돌연 몸을 돌려 공을 흘려보냈다. 바로 뒤에서 대기하던 강성진의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평소 훈련을 통해 강성진의 습관과 능력을 파악했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행동으로 보인다.
잭슨과 몸싸움을 이겨낸 후 공을 잡은 강성진은 달려나온 수원FC 골키퍼 안준수를 피해 침착한 왼발슛으로 자신의 마수걸이골을 쏘아올렸다. 2003년 기대주인 강성진은 지난해부터 하락세를 타더니 올해도 투입 때마다 아쉬운 경기로 일관했다. 후배 이승준 손승범 강주혁 등이 강성진의 자리를 위협했다. 한방이 필요했던 타이밍에 린가드가 강성진의 꽉 막힌 혈을 뚫었다.
김기동 감독은 "린가드는 늘 팀을 생각하고, (동료들에게)좋은 이야기를 해준다. 끝까지 동료들을 격려하면서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린가드의 활약 속 서울은 홈 5연패 사슬도 끊었다. 모처럼 경기 후에 환호하는 홈팬 앞에서 승리샷을 찍은 김 감독은 "홈에서 이긴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우리 팬들 앞에서 고개를 들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