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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토트넘의 계산법은 확연히 보인다. 레전드에 대한 예우는 없다.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근시안적 결정이다. 후폭풍이 당장 닥치고 있다.
토트넘 주장 손흥민(32)이 그동안 빅클럽에 대한 러브콜이 많지 않았다. 그 이유는 손흥민의 토트넘에 대한 충성심이었다. 그동안 많은 전문가들이 의구심을 품었다. '왜 손흥민은 빅 클럽 러브콜이 많지 않냐'는 질문이었다.
그런데, 돌아온 토트넘의 대답은 1년 계약 연장이다. 그는 원래 2025년 여름 토트넘과 계약이 종료된다. 2023~2024시즌 5위로 희망과 한계를 동시에 맛본 토트넘은 올 여름 대대적 전력 보강을 천명했다. 단, 핵심은 기존 전력을 유지한다는 점이다. 손흥민 뿐만 아니라 제임스 매디슨, 그리고 센터백 크리스티안 로메로, 미키 판 데 펜, 골키퍼 굴리에모 비카리오는 무조건 유지다. 그 중 핵심은 손흥민이다.
하지만, 토트넘은 손흥민과 재계약 대신 1년 계약 연장 옵션을 발동했다. 토트넘의 레전드 반열에 올라서려고 하는 선수에 대한 예우가 아니다. 토트넘의 계산법은 명확하다. 손흥민의 존재감은 인정하지만, 2년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토트넘에 헌신한 손흥민에 대한 '푸대접'이다.
손흥민은 주장으로서 라커룸 리더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공격 축구를 '하드 캐리'한 리그 최고의 공격수이기도 했다. 게다가 중앙 공격수의 부재로 인해 주 포지션인 왼쪽 윙어와 중앙 공격수를 번갈아 맡으며, 고군분투했다. 다음 시즌에도 손흥민은 대체 불가능한 카드다.
최근 이적설이 돌고 있다. 조제 무리뉴 감독(61)이 튀르키예 명문클럽 페네르바체의 사령탑이 됐다. 축구전문매체 풋볼365는 '페네르바체가 손흥민의 영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무리뉴 감독은 토트넘 시절 손흥민을 가장 잘 활용한 사령탑이고, 구단의 전력 보강 의지로 손흥민 영입을 추진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보도했다.
오일 머니를 중심으로 한 사우디의 러브콜도 무시할 수 없다. 올 여름 사우디 프로축구리그의 최대 영입 목표는 살라와 손흥민이다. 이유는 명확하다. 살라는 최고의 이슬람계 선수이고, 손흥민은 아시아 축구의 아이콘이다.
사우디의 대대적 관광사업의 일환으로 사우디 리그의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다. 살라와 손흥민은 기량 뿐만 아니라 마케팅 측면에서 최고의 타깃이다. 토트넘은 무관의 치욕적 역사를 지우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하지만, 우승도 전력 강화가 있어야 한다. 고비마다 토트넘은 다니엘 레비 회장을 필두로 2%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선수에 대한 투자는 냉정해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과감해야 한다. 하지만, 토트넘은 근시안적 계산법을 계속 발동 중이다. 왜 토트넘이 무관인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에는 그 '희생양'이 손흥민이 되고 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