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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골든보이' 이강인(23·파리생제르맹)이 막히자, 클린스만호도 길을 잃었다.
완승을 거뒀던 바레인전에서도 이같은 기조가 이어졌다. 한국은 30번의 드리블을 시도해 17번을 성공시켰다. 성공률은 57%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 요르단전에서는 시도도 22번으로 줄었고, 성공도 6번 밖에 되지 않았다. 성공률도 27%로 뚝 떨어졌다. 바레인전과 달리 상대를 1대1에서 제압하지 못하다보니, 그만큼 어려운 경기가 될 수밖에 없었다. 애초부터 클린스만호는 큰 틀에서 정해진 움직임에 맞춰 플레이하기 보다는 국지전에서 상대를 무너뜨린 후 이어진 찬스에서 득점을 만드는 형태다 보니, 그 출발점인 드리블 성공률의 저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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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상대 대응도 분명 눈여겨 봐야 한다. 요르단은 이날 이강인을 대인방어로 묶었다. 왼쪽 미드필더 알 마르디가 1차 방어에 나섰고, 뚫리면 주변에서 빠르게 커버했다. 요르단의 전략은 완벽히 통했다. 오른쪽에서 돌파를 통해 중앙으로 이동해 공간을 만들고, 거기서부터 날카로운 패스를 찌르는 이강인 특유의 공격 형태를 저지했고, 그러자 한국의 공격력도 반감됐다. 손흥민이 왼쪽을 중심으로 고군분투했지만, 전체적으로 아쉬운 경기였다.
'해줘 축구'의 폐혜가 그대로 나왔다. 이강인이 막히면 주변에서 도와주면서, 흐름을 바꿔야 하는데, 준비된 부분 전술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강인에게 볼을 주고 지켜볼 뿐이었다. 바레인전에서 이강인의 위력을 지켜본 상대는 기를 쓰고 막으려 할 것이다. 요르단이 보여준 파훼법을 들고 나올 공산이 크다. 앞으로 상대는 지금보다 강하다. 지금처럼 이강인에게 맡기기만 한다면, 더 답답한 경기 양상이 될 것이다. 이강인이 더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감독'의 몫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