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외인' 가빌란 "수원FC의 공격축구가 나를 움직였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6-01-30 21:25 | 최종수정 2016-01-31 18:16


사진제공=수원FC

"수원FC의 공격축구가 나를 움직였다."

2016년 1월 K리그 온라인 커뮤니티가 들썩였다. 2015년 스페인 연령별 대표를 지낸 시시로 재미를 본 수원FC가 또 하나의 대박 외국인선수를 영입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주인공은 세계 최고의 리그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11년간 활약한 하이메 가빌란(30)이었다.

가빌란은 유럽 빅리그 경력만 보면 K리그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선수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가빌란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 유스팀 출신으로 2003년 18살의 나이로 발렌시아를 통해 프로에 데뷔했다. 가빌란은 2008년 헤타페로 이적해 2014년까지 136경기를 뛰며 전성기를 보냈다. 스페인 U-16 대표팀을 시작으로 U-17, U-19 , U-20, U-21 등 연령대 청소년 대표를 두루 경험했다. 2003년에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바르셀로나), 가비(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과 함께 스페인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스페인에서 활약해온 가빌란은 2014시즌에는 그리스 플라타니아스에서, 2015시즌 후반기에는 인도 슈퍼리그에서 활동했다.

26일 입단 계약서에 서명을 마친 가빌란은 29일 제주서 전지훈련 중인 수원FC 선수단에 합류했다. 가빌란과 첫 인사를 나눈 조덕제 감독은 "첫 인상이 좋다. 확실히 경험이 많아서인지 적응하려고 하는 태도가 인상적"이라고 했다. 선수단 역시 그에 대한 기대가 큰 듯 했다. 김재웅은 "엄청난 경력을 갖고 있는만큼 빨리 함께 호흡을 맞추고 싶다"고 했다. 유럽 최고 무대를 경험한 스타 플레이어가 K리그 클래식에 갓 승격한 수원FC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30일 서귀포에서 만난 가빌란은 "한국에 와서 기쁘다. 도시, 음식, 사람들 모든 게 마음에 든다. 잘 적응하고 있다"고 했다. 가빌란은 입국 첫날부터 한식에 도전했다. 그의 에이전트는 "한식 뷔페에 데려갔는데 매운 음식도 잘 먹었다"고 했다. 인도 슈퍼리그를 떠난 후 여러 팀에서 제안을 받던 가빌란이 수원FC 유니폼을 입게된 데는 '절친' 시시의 영향이 컸다. 그는 "새로운 경험을 원했다. 그러던 중 시시와 얘기했는데 도시, 사람 다 좋다고 엄지를 치켜올렸다. K리그가 아시아 최고라고 했다. 특히 수원FC의 공격적인 축구가 나를 움직였다"고 했다. 시시가 뛴 2경기를 통해 K리그를 지켜본 가빌란은 "기술적으로 리듬이나 템포 모두 좋았다. 스페인과 다르지만 좋은 축구였다"고 인상을 얘기했다. 아내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다. 가빌란은 "아내도 한국행에 영향을 미쳤다. 아내가 다른 국가들보다 한국에 관심이 많았다"고 했다. 가빌란의 아내는 다음달 가빌란의 어머니와 함께 한국에 입국할 예정이다.

K리그에는 스페인 바람이 불고 있다. 시시 뿐만 아니라 전북에서 뛴 우르코 베라도 스페인 출신이다. 서울의 주장으로 선임된 오스마르도 스페인 국적이다. 가빌란은 앞으로 더 많은 스페인 선수가 K리그에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페인 선수가 다른 리그, 나라, 문화를 경험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10년 전만 해도 스페인 선수의 해외 이적은 거의 없던 일이다. 스페인 선수들이 서서히 마음을 여는 것 같다. 나도 그 추세에 맞추고 있다"며 "많은 선수들은 아니지만 몇몇 스페인 선수들이 한국 뿐만 아니라 일본, 호주 등 아시아 리그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다른 축구지만 매력적이라고 하고 있다"고 했다.

가빌란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용될 전망이다. 그는 "내 경력 동안 여러 포지션 소화했다. 원래는 사이드에서 뛰었는데 지금은 중앙을 선호한다. 하지만 감독이 정해준 위치가 내 포지션"이라고 했다. 가빌란의 올시즌 1차 목표는 일단 시시보다 나은 활약을 하는 것. 시시의 K리그 공식 기록은 1도움 뿐이다. 가빌란은 "내 친구(시시) 보다 좋은 활약 하고 싶다. 골을 넣을 것"이라고 웃은 뒤, "좋은 패스를 하고 싶고 골도 만들고 싶다. 구체적으로는 6골을 넣고, 도움은 골보다 더 많이 하고 싶다"고 했다. 두번째는 내셔널리그를 거쳐 1부리그까지 승격한 수원FC의 역사적인 클래식 첫 시즌에 동료들과 또 다른 역사를 이루는 것이다. 그는 "수원FC에게 역사적이고, 중요한 시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동료들과 함께 좋은 성적 내고 싶다. 개막까지 남은 한달 동안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귀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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