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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일본 올림픽대표팀은 그간 지켜본 일본축구와는 색깔이 다르다.
일본의 중앙 미드필더들은 볼점유 보다는 얼마나 빨리 전방에 볼을 연결할지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었다. '수비형 미드필더' 하라카와(가와사키 프론탈레)는 후반 추가시간 환상적인 슈팅으로 결승골을 넣었지만 다른 일본 미드필더처럼 패스에 능한 스타일은 아니었다. 최전방과 2선 공격수들은 스피드에 최적화된 선수들이었다. '원톱' 스즈키는 스크린 플레이보다는 좌우 측면으로 돌아나가는데 능한 스타일이며 '섀도 스트라이커' 구보도 빠르고 침투가 뛰어나다. 또 다른 원톱 후보 오나이우(제프 유나이티드)도 힘보다는 스피드가 좋은 선수다. 황희찬과 함께 잘츠부르크에서 뛰는 미나미노 역시 돌파력이 좋다. 하지만 그는 황희찬과 함께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에이스는 '왼쪽날개' 나카지마(FC도쿄)다. 그는 체구는 작지만 개인기와 패스가 좋은 전형적인 일본식 공격형 미드필더다. 나카지마는 이라크전에서는 다소 고전했지만 이란과의 8강전(3대0 일본 승)에서 2골을 터뜨렸다. 2골 모두 돌파 후 날린 강한 중거리포였다. 나카지마는 왼쪽에 포진해 있지만 중앙을 오가며 더블볼란치(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의 패싱력 부족을 커버해줬다.
수비는 중앙이 탄탄하다. 예년과 달리 높이에서 약점을 보이지 않는다. 중앙에 포진한 우에다는 1m86의 장신으로 세트피스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요주의 인물이다. 하지만 스피드가 다소 취약해 보였다. 이라크의 카밀, 하스니 등 작지만 빠른 선수들에게 고전했다. 류승우(레버쿠젠) 권창훈(수원) 등 민첩한 선수들이 집요하게 뒷 공간을 파고들 필요가 있다.
일본은 이번 대회를 위해 지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부터 대비해왔다. 당시 멤버들이 주축이다. 오랜기간 발을 맞춰서인지 화려하지는 않지만 위기에도 무너지지 않는 끈끈함과 응집력이 있다. 이란도, 이라크도 여기에 무너졌다. 결국 우리도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는 강인한 정신무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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