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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을거라 예상했다.
고정관념이 무서웠다. 한국이 올림픽에 당연히 진출할 것이라는 팬들의 맹목적인 믿음이었다. 한국은 지난 28년간 올림픽 본선행에 실패한 적이 없었다. 또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본선에 오른 16개 팀의 전력이 과소평가되는 것도 신태용호를 괴롭혔다.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팀들은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급성장했다라고 하지만 여전히 한국과는 격차가 있었다. '축구굴기(축구를 일으켜 세운다)'를 통해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자국리그를 강화시킨 중국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그라운드는 변수의 장이다.
달라진 대회 방식은 더욱 숨통을 조였다. 기존 홈 앤드 어웨이로 치러지던 대회 방식은 하필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바뀌었다. 한 곳에 모여 대회를 치러야 했다. 풀리그 형식이 아닌 게 함정이었다. 최대 고비는 단판 승부인 8강이었다. 4강에서 패해도 3~4위전이란 한 번의 기회가 더 주어진다. 그러나 8강에서 패할 경우 올림픽의 꿈은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되는 것이었다. 집중하고 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30일 대회 결승전이 남았다. 그것도 한-일전이다. 이유불문, 어떤 방법을 동원하더라도 이겨야 하는 경기다. 양국의 역사적 관계 때문에 승리는 그 나라의 자존심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또 다시 부담을 가질 만하다.
하지만 리틀 태극전사는 한-일전을 홀가분한 마음으로 임할 수 있다. 가장 큰 짐을 덜어냈기 때문에 패한다고 한들 비난할 팬들은 없다. 오히려 아쉬웠다고 박수받게 될 것이다. 다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말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란 말이 있다. '파티 타임'이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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