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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때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유럽파와 K리거가 합작한 작품이었다. 첫 골은 유럽파의 발끝에서 터졌다. 주인공은 류승우(레버쿠젠)였다. 류승우는 후반 3분 황기욱(연세대)의 패스를 받아 골키퍼가 나온 틈을 노려 재치있는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류승우는 올 시즌 레버쿠젠에서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실전 감각이 물음표였다. 카타르 도하 입성 전인 UAE(아랍에미리트) 전지훈련에선 무릎까지 다쳤다. 하지만 진검승부가 시작되자 분데스리거의 클래스를 과시했다. 조별리그에서 1골-1도움을 올린데 이어 카타르전 선제골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권창훈(수원)은 결승골로 '에이스'의 이름값을 했다. 그는 1-1로 팽팽하던 후반 43분 이슬찬(전남)의 크로스를 슬라이딩하며 마무리했다. 슈틸리케호의 황태자로 떠오르며 한국축구의 새로운 대세로 자리잡은 권창훈이었다. 많은 기대 속에 올림픽대표팀으로 옷을 갈아입었지만 부상과 적응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에이스는 위기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첫 선발이었던 2차전 예멘전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한데 이어 카타르전에서 결승골까지 터뜨렸다. 그 전까지 부진했던 기억은 이 한방으로 씻겼다.
대회 전까지 중심에서 벗어나 있던 '원조 에이스' 문창진도 이번 대회에서 4골을 뽑아내며 스포트라이트를 자신의 것으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대회 내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팬들의 질타를 받던 김 현(제주)은 원톱의 정수를 보이며 마음고생을 털어냈다. 저마다 사연 많은 유럽파와 K리거는 카타르전에서 가장 황홀한 드라마를 썼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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