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주장의 세계]각 팀 주장 리더십 유형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6-01-26 17:38


'캡틴'은 모든 이의 공감대를 사야 한다.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동료들 사이에서 인정받아야 한다. 스타 플레이어라고 해서 주장 완장이 보장되는 건 아니다. 경기력과 인성이 모두 갖춰진 선수들이 주로 주장에 발탁된다.

대부분의 K리그 클래식 팀들은 1월 동계훈련에 돌입하기 전 주장을 선임했다. 각 팀의 주장을 맡은 선수들은 어떤 리더십 유형일까.


김두현.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7.12/
솔선수범형 주장

리더의 유형 중에는 경기장 안팎에서 먼저 몸을 움직여 동료들을 이끄는 솔선수범형이 있다. 대부분 고참급 주장들이 이 유형에 속한다. 대표적인 선수는 '두목까치' 김두현(34·성남)이다. 지난 시즌에 이어 주장 완장을 찬 김두현은 항상 훈련 때 진지함을 유지한다. 특히 김학범표 지옥훈련 때 실시되는 서키트 훈련에선 상위권을 유지하면서 최고의 몸 상태를 보여줬다. 또 보충훈련이 필요한 후배들에게는 같이 훈련을 하면서 노하우를 전수하기도 했다. 그라운드 밖에서도 바쁘다. 고참 선수들의 모임을 주선하기도 하고 구단 프런트의 생일까지 챙겨주기도 한다. '염긱스' 염기훈(33·수원)도 솔선수범형이다. 3년 연속 수원의 리더를 맡게 된 염기훈은 철저한 몸 관리와 기량 유지로 젊은 선수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레알 전북'의 붙박이 수문장 권순태(32)도 같은 유형이다. 권순태는 주장으로서 강한 책임감이 돋보인다. 일명 'FM 스타일'로 자신이 해야 할 몫을 100% 수행한 뒤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에게 요구를 한다. 특히 경기가 끝나면 동료들의 고민 상담에 신경을 쓴다. 마음이 편해야 일도 잘 할 수 있듯이 많은 대화를 통해 필드 플레이어들의 좋은 경기력을 이끌어낸다.


◇상주 선수단이 18일 거제 고현공설운동장에서 진행한 동계 전지훈련에서 몸을 풀고 있다. 거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화합형 주장

선수들을 잘 어우르는 활발한 성격을 가진 주장들도 있다. 최근의 트렌드다. 재치있는 입담으로 선수들을 하나로 만드는 주장은 바로 올 시즌 클래식으로 승격한 수원FC의 이승현(31)이다. 전북에서 수원FC로 옷을 갈아입었지만 곧바로 주장 완장을 찼다. 이승현은 평소 동료들에게 긍정 에너지를 불어넣기로 유명한 선수다. 재미있는 얘기를 많이 하면서 선수들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준다. '군팀' 상주의 이 용(30)도 화합형 주장에 속한다. 이 용은 부드러운 성격의 소유자다. 동료들에게 크게 화를 낸 적이 없다. 유일하게 계급이 존재하는 팀에서도 이 용의 유한 성격이 팀을 하나로 묶는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이 화합형 중에서도 과묵형이 있다. 많은 말을 하지 않지만 동료들이 알아서 따르는 스타일이다. 제주의 미남 주장 오반석(28)이 그렇다. 오반석은 과묵함을 유지하면서도 동료들이 똘똘 뭉칠 수 있게 옆에서 묵묵히 지원하는 스타일이다. 광주의 이종민(33)과 인천의 김동석(29)도 서글서글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평소 동료들이 그라운드 안팎에서 의지를 많이 한다. 광주와 인천은 젊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경험이 풍부한 주장의 말은 감독의 말과 동일시 된다.


황지수(왼쪽). 제주도= 김경민 기자
카리스마형 주장


항상 웃을 수 있는 상황이 펼쳐지지 않는다. 기강이 해이해지고 분위기가 떨어지면 동료들의 정신을 바로 잡아주는 것도 주장의 역할이다. 카리스마, 주장의 덕목 중 하나다. 포항의 황지수(35)가 이 유형에 속한다. 4년째 포항 선수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황지수는 특유의 카리스마와 솔선수범의 자세로 젊은 선수들이 알아서 제 몫을 다하게 만든다. 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 반면 전남의 뉴 캡틴 최효진(33)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졌다. 코칭스태프와 선수의 가교 역할, 동료들끼리 소통을 중시하면서도 할 말을 하는 스타일이다. 현영민을 제외하면 전남에서 두 번째로 나이가 많기도 하지만 개성 넘치는 젊은 피들을 한데 모으기 위해선 카리스마도 필요하다는 것이 최효진의 생각이다. 울산의 김태환(27)도 카리스마가 넘친다. 주장이 된 뒤 다소 성격이 나긋나긋해졌지만 훈련과 클럽 생활에서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이 발생하면 곧바로 문제를 제기하는 스타일이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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