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신태용호, 결국 집중력이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6-01-24 20:58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완벽한 전반전과 불안한 후반전. 지난 4번의 경기에서 보여준 신태용호의 '두 얼굴'이다.

23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카타르 SC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겸 2016년 리우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8강전(1대0 승)은 그 '두 얼굴'의 명암이 극명히 대조됐다. 전반전은 이번 대회 들어 최고의 경기력이었다. 이창민(제주)의 볼배급을 시작으로 권창훈(수원) 류승우(레버쿠젠) 문창진(포항)이 만들어낸 패스플레이는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좌우 풀백까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한 신태용식 공격축구는 완벽에 가까웠다. 전반 23분 터진 문창진의 한 골이 아쉬울 정도의 경기력이었다.

하지만 후반전은 180도 다른 양상이었다. 이번 대회 최악의 경기력이었다. 지면 떨어지는 토너먼트, 0-1로 뒤진 상대의 거센 저항을 감안하더라도 신태용호의 경기력은 불안했다. 전반에 보인 패스플레이는 사라졌다. 상대의 공격을 막기에 급급했다. 후반 24분 요르단의 파이살은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로 취소됐다. 그러나 느린 장면을 확인한 결과 명백한 오심이었다. 한국에겐 행운이었다. 만약 그대로 골로 인정됐다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었다. 신태용 감독도 "결과에만 만족한다"며 경기력에 아쉬움을 표했다.

결국 체력과 집중력에서 그 차이를 찾을 수 있겠다. 신태용호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한명만 두는 대신 최전방과 2선 공격수들의 강한 압박과 수비가담을 강조한다. 체력적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시즌을 마치고 치러지는 대회인만큼 선수들에게 100%의 체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후반 체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경기력 차이가 컸다. '주장' 연제민은 "후반이 되니 급격히 체력이 떨어졌다. 그러다보니 볼을 못 받게 되고, 상대는 더 거세게 나왔다"고 했다.

떨어진 체력은 집중력 저하를 의미한다. 어린 선수들이다보니 한번 떨어진 집중력을 회복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신 감독도 이 부분을 아쉬워했다. 신 감독은 "전반전에는 선수들이 감독이 원하는 전술과 전략을 잘 이행해줬다. 그러나 후반전에 들어가자마자 요르단 선수들이 강하게 밀어붙였다. 이에 선수들이 집중력을 잃은 것 같다. 그러다보니 분위기가 넘어가서 더 힘들어했던 것 같다"고 했다.

지금까지는 운이 따르며 고비를 넘었다. 우즈베키스탄전(2대1 승)도, 요르단전도 행운의 오심이 더해졌다. 하지만 4강전에서는 그런 행운을 기대하기 어렵다. 4강 상대인 카타르는 실력 뿐만 아니라 홈어드밴티지까지 갖고 있다. 우리 스스로 리우행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한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이 중요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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