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발판 마련' 손흥민, 완벽 부활 과제는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6-01-21 18:23


ⓒAFPBBNews = News1

손흥민(24·토트넘)이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손흥민은 21일 새벽(한국시각) 영국 레스터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시티와의 FA컵 64강전 재경기서 1골-1도움을 기록했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원맨쇼' 덕에 2대0으로 승리하며 32강에 올랐다. 토트넘은 31일 콜체스터 유나이티드(3부리그)와 16강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선발 출전부터 기분이 좋았다. 손흥민은 그동안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이 경기 전까지 올 시즌 4골-5도움에 그쳤다. 포지션 경쟁자인 해리 케인(23·15골-2도움), 에릭 라멜라(24·8골-3도움), 크리스티안 에릭센(24·6골-7도움), 델레 알리(20·5골-4도움)보다 떨어졌다. 출전기회도 줄어들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근 8경기 연속 교체 출전에 그쳤다. 비중이 다소 떨어지는 FA컵용 선수로 전락했다. 11일 레스터시티(2대2 무)와의 FA컵 홈경기가 마지막 선발 출전이었다.

10일만에 선발 출전 기회를 잡은 손흥민에게 기분좋은 소식이 하나 더 날아들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을 측면 공격수로 배치했다. 제 포지션으로 돌아온 손흥민은 달라진 모습을 선보였다. 초반부터 활발하게 움직였다.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뛰고 또 뛰었다. 상황 판단도 빨랐다. 볼을 질질 끌지않고 패스와 슈팅을 적절하게 섞었다.

전반 39분 손흥민의 골이 터졌다.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 코너에서 볼을 잡았다. 한 번 치고 들어간 손흥민은 그대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날렸다. 상대 골키퍼도 어쩔 수가 없는 강력한 무회전 슈팅이었다. 후반 들어 손흥민은 연계 플레이에 집중했다. 특히 해리 케인이 들어온 뒤 자신의 역할을 '도우미'로 바꿨다. 최전방에 있는 선수들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주었다. 후반 21분 페널티 에어리어 앞에서 나세르 샤들리(27)에게 스루패스를 찔러주며 쐐기골을 이끌었다. 손흥민은 후반 38분 교체아웃됐다.

토트넘의 FA컵 32강을 이끈 손흥민에게 찬사가 쏟아졌다. 영국 BBC는 '손흥민이 지금까지 토트넘에서 활약한 경기 중 최고의 83분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스카이스포츠는 '손흥민이 번개같은 슈팅으로 접전을 깼다'고 했다. 미러도 '손흥민이 레스터시티 골키퍼를 뚫고 골대 구석으로 들어가는 아름다운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었다'고 보도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이 특별한 골을 터트렸다. 손흥민의 활약에 행복하다"고 기뻐했다.

손흥민 역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대단한 승리다. 그리고 중요한 승리였다"며 "내가 골을 넣어 팀에 도움이 됐다.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게 돼 행복하다"고 했다.

다만 완전한 부활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우선 '꾸준함'이다. 손흥민은 다소 기복이 심하다.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뛰던 2014~2015시즌 손흥민은 30경기 가운데 9경기에서만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전체 출전 경기 중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비율은 30%에 그쳤다. 공격 포인트 상위권 선수들 가운데 최저치였다. 득점왕이었던 알렉산더 마이어(33·프랑크푸르트)는 26경기에 나와 14경기에서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올 시즌 토트넘에서 손흥민은 시즌 22경기에 나서 5골-6도움을 기록 중이다. 이 가운데 8경기에서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비율로는 36.3%다. 조금 더 끌어올려야 한다.

'원톱'도 넘어야 할 산이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에게 원톱의 역할도 기대하고 있다.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잡고 더 많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하기 위해서는 원톱에서도 능력을 보여야 한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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