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리그 출전시간 통해 본 신태용호의 현재와 미래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6-01-20 17:37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신태용호의 리우행 시계가 예상대로 흐르고 있다.

신태용호는 20일(한국시각) 이라크전을 끝으로 201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겸 리우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조별리그를 마무리지었다. 한국은 2승1무로 C조 1위를 차지했다.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이라크전에서 고정인 골키퍼를 제외하고 1, 2차전에서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 필드 플레이어 전원을 활용했다.

조별리그 3경기를 치르면서 신태용호 색깔은 어느 정도 드러났다. 신 감독은 "8강전부터 보여줄 것이 더 많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조별리그 출전시간을 통해 신태용호의 현재와 미래를 점검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황희찬 효과'보는 공격진

최전방 공격수 중에는 역시 '코리안 수아레스' 황희찬(잘츠부르크)이 돋보였다. 이라크전에 결장한 황희찬은 2경기에서 161분을 소화했다. 포지션 경쟁자인 김승준(2경기 148분) 김 현(3경기 111분) 진성욱(1경기 60분)보다 많이 뛰었다. '황희찬 효과'는 유효했다. 황희찬은 탈아시아급 피지컬을 앞세워 저돌적인 돌파로 상대 수비진을 뒤흔들었다. 공격 포인트는 공식적으로 2도움뿐이었지만 그의 발에서 신태용호의 득점포가 가동됐다. 황희찬은 신태용호가 우즈베키스탄과 예멘전에서 터뜨린 득점(7골) 중 4골(57.1%)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 8강전부터도 부동의 원톱 또는 스리톱의 왼쪽 윙포워드로 가용될 전망이다. 스트라이커 자원 중 유일하게 조별리그 3경기에 모두 나선 선수는 김 현(제주)뿐이다. 하지만 온도 차는 있었다. 주전들이 대부분 빠진 이라크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풀전력이 가동된 1, 2차전에서 나란히 경기 막판 교체로 투입됐다. 김 현은 향후 토너먼트에서도 조커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김승준(울산)은 황희찬에 이어 두 번째로 그라운드에서 많이 뛴 자원이다. 상대에 따라 언제든지 베스트 11에 포함될 수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권창훈의 허리, 신태용호 원동력

신태용호가 조 1위로 8강행 티켓을 따낸 원동력은 강력한 허리로 꼽힌다. 득점을 미드필더들이 담당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넣은 8골 중 6골을 미드필더들이 결정지었다. 3경기에서 152분을 뛴 권창훈(수원)은 3골-1도움을 기록했다. 2경기에서 168분을 소화한 류승우(레버쿠젠)는 1골-1도움, 3경기에서 166분을 뛴 문창진(포항)은 2골을 터뜨렸다.

가장 긴 출전시간을 기록한 선수는 박용우(서울)와 이창민(제주)이다. 둘은 공수 연결고리와 1차 수비 역할을 했다. 기복은 있었지만 팀의 중추를 맡았다. 각각 1도움씩 기록하며 이름값을 했다. 이영재(부산)의 경우 3경기에서 114분을 소화했다. 이영재는 8강전부터 교체자원으로 신 감독의 호출에 대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불안한 수비진 고정, 골키퍼 '언터처블'

조별리그에서 가장 큰 불안함이 노출된 포지션은 수비진이다. 변화도 많았다. 심상민(서울)-송주훈(미토 홀리호크)-연제민(수원)-이슬찬(전남)으로 구성된 우즈벡과의 1차전 포백이 주전 라인업이다. 하지만 송주훈이 코뼈 부상으로 예멘전에 출전하지 못하며 빈자리를 정승현(울산)이 채웠다. 이라크전에선 또 달라졌다. 송주훈이 복귀한 가운데 정승현 구현준(부산) 박동진(광주)이 포백을 구성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2실점으로 막았지만 곳곳에서 균열이 일어나는 위기도 초래했다. 수비진에선 연제민 심상민 이슬찬 송주훈 정승현이 나란히 2경기에서 180분을 출전했다. 좌우 측면은 심상민과 이슬찬이 건재하다. 중앙은 연제민 송주훈이 첫 번째 카드인 가운데 정승현이 대기하는 구도다.

골키퍼는 변화가 잦으면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신 감독은 이번 대회에 3명의 골키퍼를 데리고 왔다. 선택은 김동준(성남)이었다. 3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김동준은 위기상황에서 슈퍼 세이브를 펼쳤고, 특히 공중볼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골키퍼의 기량은 종이 한 장 차이지만 조별리그를 경험한 김동준의 입지는 '언터처블'이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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