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이만큼 컸다는 것을 인정받고 싶어요."
2013년 초 우여곡절 끝에 이스트라1961에 입단했다. 첫 해 12경기를 뛰며 가능성을 알린 정 운은 이후 이스트라의 확실한 주전윙백으로 자리잡았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정 운은 "한국과 스타일이 너무 달라서 적응하기 힘들었다. 힘이 좋은 것은 예상했는데 기술까지 좋더라. 매사에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라 무작정 열심히 했더니 그 모습을 감독이 좋아했다"고 했다. 아내가 크로아티아로 건너오며 안정을 찾은 정 운은 이 후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2014년에는 크로아티아 유력지가 선정한 리그 최고의 왼쪽윙백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시즌에는 상위권팀인 스플리트로 이적했다. 스플리트에서도 주전으로 활약했다. 정 운은 이 같은 활약으로 크로아티아 축구협회로부터 대표 발탁을 조건으로 귀화 제안까지 받았다. 정 운은 "니코 코바치 전 크로아티아 감독과 우리 소속팀 감독이랑 친했다. 코바치 감독이 왼쪽 윙백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고 우리 감독이 나를 추천했다. 그때 활약이 좋아서 코바치 감독도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코바치 감독이 경질되면서 귀화 얘기가 들어갔다"고 했다.
정 운은 이겨보고 싶은 팀으로 울산을 꼽았다. 그는 "울산에서만 자랐는데 아무래도 배신감 같은 게 있다. 울산에 좋은 모습을 보여서 정 운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A대표팀에 대한 꿈도 말했다. 정 운은 "현지 친구들이 '한국 대표팀은 왜 너를 안뽑냐'고 많이 물었다. 지금 왼쪽 윙백 자리에는 빅리그에 뛰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아무래도 생소한 크로아티아 리그까지는 보기 어려울 것이다. 한국에 온만큼 동등하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