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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넬 메시(29·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레알 마드리드), 둘의 전생은 과연 어떤 인연이었을까.
태양은 두 개일 수 없다. 하지만 메시와 호날두는 공존하는 축구계 두 개의 태양이다. 세기의 라이벌이란 평가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둘은 색깔이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예측불허인 메시의 만화같은 예술 축구와 호날두의 선이 굵은 플레이는 맛이 다르다.
라이벌 전류도 흥미롭다. 미묘한 신경전은 쉼표가 없다. 일례로 FIFA 발롱도르 투표는 각국 대표팀 감독과 주장, 기자단이 참가해 1~3순위까지 표를 행사한다. 그러나 포르투갈의 주장 호날두는 메시, 아르헨티나의 주장 메시는 호날두를 선택하지 않았다. 호날두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한솥밥을 먹는 카림 벤제마(1순위), 하메스 로드리게스(2순위), 가레스 베일(3순위), 메시는 바르셀로나의 동료인 루이스 수아레스(1순위), 네이마르(2순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3순위)에게 투표를 했다.
눈을 돌려 올 시즌 K리그에도 라이벌 구도가 재탄생했다. 메시와 호날두에 비견되진 못하지만 나름 화제만발이다. K리그 통산 최다골 1, 2위가 함께 그라운드를 누빈다. 통산 180호골의 이동국(37·전북)과 141골의 데얀(35·서울)이 다시 적으로 맞닥뜨린다.
둘의 '골 전쟁'은 2009년 이동국이 전북에 둥지를 틀면서 점화됐다. 2008년 잉글랜드 미들즈브러에서 K리그로 유턴한 그는 2009년 성남에서 전북으로 이적했다. 2007년 K리그에 첫 발을 들인 데얀은 당시 FC서울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첫 해는 득점왕을 거머쥔 이동국의 완승(21골)이었다. 14골을 기록한 데얀은 명함도 내밀지 못했다. 2010년에는 데얀이 13골로, 이동국(12골)에 한 발 앞섰다. 그러나 득점왕과는 거리가 멀었다.
2011년부터는 데얀이 독식했다. 2011년 24골을 기록, K리그에서 첫 득점왕을 차지한 그는 2012년에는 K리그 한 시즌 최다골(31골)을 작성했다. 2013년 19골로 다시 한번 정상에 서며 사상 최초 3년 연속 득점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동국은 2011년(16골)과 2012년(26골)에는 데얀에 이어 득점 2위, 2013년에는 6위(13골)에 머물렀다.
데얀은 2013시즌을 끝으로 K리그를 떠났다. 데얀이 자리를 비운 사이 이동국은 더 멀리 달아났다. 골을 넣을 때마다 K리그 최다골을 경신했고, 팀의 2연패를 달성하며 난공불락의 '전주성'을 구축했다. 그렇게 이동국과 데얀의 라이벌전은 끝날 것 같았다. 시계가 다시 2년 전으로 돌아갔다. 데얀이 K리그 복귀를 타진한 11월만해도 서울 복귀 확률은 1%도 안됐다. 지난달 1% 가능성이 현실이 됐다.
둘은 어느덧 마흔 살을 바라보고 있다. 올 시즌의 백미는 역시 이동국과 데얀의 재대결이다. 전북과 함께 서울도 '폭풍 영입'에 가세하며 노장인 둘의 자존심 싸움은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메시와 호날두, 데얀과 이동국…, 라이벌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팬들은 스토리가 있는 곳에 열광한다. K리그의 봄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스포츠 2팀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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