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등용문' 올림픽 예선, 새 황태자는 누구?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6-01-10 18:24


◇황희찬(왼쪽)이 지난 2015년 10월 12일 경기도 이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호주 올림픽팀과의 평가전에서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이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올림픽은 한국 축구의 '스타 등용문'이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들의 기량이 만개했다. 1996년 애틀란타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날아오른 '독수리' 최용수(현 FC서울)는 1998년 프랑스월드컵 예선에서 아시아를 휘저으며 차범근호의 본선행을 이끌었다. 2000년 시드니 대회 예선에서 허정무 감독(현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이 숱한 반대를 무릅쓰고 '무명의 대학생' 박지성을 본선에 데려갔다. 이후 박지성은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으로 우뚝 서며 성공시대를 시작했다. '미완성' 꼬리표가 붙었던 이천수는 2004년 아테네 대회 8강을 견인했고 박주영(FC서울)-이근호(엘자이시)는 2008년 베이징 대회를 계기로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성장했다. 2012년 런던에서 동메달 신화를 쓴 '홍명보의 아이들'은 현재 슈틸리케호의 중심으로 활약 중이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도전하는 신태용호는 출범 당시 '역대 최약체'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가 달렸다. 눈에 띄는 선수가 없었다. 8회 연속 올림픽 진출, 런던 동메달 신화의 계승이라는 목표 속에 부단히 옥석가리기에 나섰다. 리우행을 이끌 인재들이 하나 둘 올림픽팀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가장 주목을 끄는 선수는 황희찬(20·잘츠부르크)이다. 포철고 시절 고교 무대를 평정한 '괴물 스트라이커'였던 황희찬은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로 진출하면서 축구인생의 2막을 열었다. 지난해 10월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아 '막내'로 올림픽팀에 입성했다. 효과는 대단했다. '동급 최강'으로 불리던 기량을 여지없이 뿜어냈다. 이상적인 체격과 폭발적인 기량, 상대 마크에 아랑곳 않는 투지까지 '만점 활약'을 펼치며 단숨에 공격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12일 카타르 도하에서 펼쳐질 리우행 예선 무대인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선수권에서 '차세대 스트라이커' 계보를 잇는 시험대에 선다.

'슈틸리케호의 신성' 권창훈(21·수원 삼성)이 보여줄 활약도 눈길을 끈다. 권창훈은 지난해 8월 중국 우한에서 펼쳐진 2015년 동아시안컵에서 뛰어난 활약으로 슈틸리케호의 우승에 일조했다. 신 감독이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에게 양해를 구하며 올림픽팀에 모셔온 '히든카드'다. 2선 공격 가담 뿐만 아니라 패스, 수비 능력까지 빠지지 않는 기량으로 기대를 모았다. 부상으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UAE,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는 결장했으나 조별리그부터 활약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류승우(23·레버쿠젠)에게 이번 아시아선수권은 리우행 달성 뿐만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무대다. 2014년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 입단할 때만 해도 큰 기대를 모았던 류승우는 2014~2015시즌 브라운슈바이크로 임대되면서 기량을 끌어 올렸지만 여전히 '미완의 대기'로 평가 받았다. 그러나 올림픽팀에서 보여준 존재감은 독일 무대에서 왜 활약할 수 있는지를 충분히 증명할 만했다. 최근 열린 사우디와의 평가전에 후반 교체 투입 되어 경기 흐름을 바꾸며 호평을 받았던 만큼 활약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K리그가 길러낸 유스들의 힘도 주목할 만하다. 아시아선수권 최종명단에 '깜짝 발탁'된 진성욱(23·인천)은 UAE, 사우디와의 2차례 평가전에 모두 선발로 나서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진성욱 외에도 박용우(23·FC서울) 김 현(23·전북 현대 유스·현 제주) 문창진(23·포항) 이영재(21·울산 유스·부산)가 '리우행 황태자' 자리를 다투는 인재들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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