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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가 확 달라졌다.
이처럼 감독 교체로 팀이 확 달라진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조제 무리뉴 감독 경질 후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첼시도 그렇다. 멀리 갈 필요도 없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에서 단 1승도 하지 못했던 한국 대표팀을 1년 4개월만에 2002년 한-일월드컵 4강팀으로 탈바꿈시켰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참패해던 한국 대표팀을 맡아 2015년 국제축구연맹(FIFA) 소속 최소실점팀으로 변신시켰다. 망가진 사례도 많다. 맨유가 대표적이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은퇴한 후 맨유는 퇴보를 거듭하고 있다. 2억5000만파운드(약 4358억원)을 쏟아부어도 소용이 없다.퍼거슨 감독은 "경기의 99%는 선수가 만들고, 1%는 감독이 만든다. 그러나 감독이 없으면 100%가 될 수 없다"고 했다. 이처럼 현대축구에서 감독의 중요성은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 경향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지략이 중요했다. 창조적인 전술을 만든 이가 명장으로 대접받았다. 토탈사커를 창시한 리누스 미셸, 압박축구를 만든 아리고 사키 등이 최고의 감독이었다. 이들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냈다. 각각 네덜란드와 AC밀란을 당대의 팀으로 변모시켰다. 순간순간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감독이 좋은 감독으로 평가를 받았다.
물론 지금도 전략 수립의 중요성은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지단 감독은 데뷔전에서 카를로 안첼로티 전임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를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던 전술을 그대로 가지고 왔다. 수비를 강조했던 베니테스 감독과 달리 공격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밸런스를 놓치지 않았다. 지금 스쿼드에 가장 익숙하면서도, 가장 잘어울리는 전술을 택한 영리한 선택이었다.
최근 빅클럽들의 부진 원인에는 불화설을 빼놓을 수가 없다. 무리뉴 감독도, 베니테스 감독도, 루이스 판 할 감독도 슈퍼스타들과 불화 속 어려운 경기를 자초했다. 전술이라는 것은 결국 선수들이 감독의 의중대로 움직일때 완성된다. 갈수록 선수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지금, 과거처럼 다양한 전술시도를 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수도 있다. 호날두의 영향력을 줄이거나 메시의 위치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감독이 몇이나 될까. 지략가형의 '코치' 보다는 관리자형의 '매니저'들이 더 각광받는 이유기도 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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