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의심할 여지 없는 신태용호의 에이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6-01-05 17:09


12일 오후 경기도 이천 종합운동장에서 한국 축구 올림픽대표팀과 호주 올림픽대표팀의 친선경기 2차전이 열렸다. 한국 황희찬이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이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0.12.

그라운드를 밟자마자 바로 경기의 흐름을 바꿔버렸다. 이게 바로 에이스의 힘이다. '약관의 에이스' 황희찬(20·잘츠부르크) 이야기다.

신태용호는 4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알샤밥클럽경기장에서 열린 UAE와의 평가전에서 2대0으로 이겼다. 201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겸 2016년 리우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카타르·12~30일·한국시각)을 일주일 앞두고 얻은 기분 좋은 승리였다. 무엇보다 황희찬의 존재감을 확인했다는 점은 가장 큰 수확이었다.

신태용호는 후반 15분 이영재(울산)의 첫 골이 터질때까지 답답했던 흐름이었다. 진성욱(인천)이 부지런히 움직이며 공격을 주도했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신 감독은 후반 16분 황희찬 카드를 꺼냈다. 전력 노출을 최소화하려는 신 감독은 늦은 시간 황희찬을 투입했다.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단 4분이면 충분했다. 황희찬은 20분 빠른 스피드를 앞세운 돌파로 권창훈(수원)의 슈팅을 유도했다. 29분에는 뒷공간으로 파고들며 직접 슈팅을 날렸다. 마침내 올림픽대표팀 데뷔골이 터졌다. 43분 권창훈의 땅볼 패스를 쇄도하며 오른발로 가볍게 차 넣었다. 추가시간에는 코너킥을 방향만 바꾸는 센스있는 헤딩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아쉽게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한단계 더 성장한 모습이었다. 스피드는 여전했고 힘은 더 좋아진 듯 했다. 플레이는 한층 간결해졌고 자신감은 더욱 붙었다. 잘츠부르크에서 뛰며 성인축구에 완전히 적응한 모습이었다. 신태용호는 황희찬이 들어오며 비로소 진짜 공격축구를 펼칠 수 있었다. 황희찬이 뛴 시간은 단 30분이었지만 그가 남긴 임팩트는 강렬했다.

황희찬은 어렵게 신태용호에 합류했다. 황희찬은 10월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신태용호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그러나 소속팀 잘츠부르크에서 황희찬을 내주길 원하지 않았다. AFC U-23 챔피언십은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가 아니다. 유럽 구단이 선수 차출에 반드시 응해야 할 의무가 없다. 잘츠부르크는 위성구단인 리퍼링에서 팀내 득점 선두에 오른 황희찬을 1군으로 끌어올리며 그를 활용하기로 했다. 황희찬이 반드시 필요한 신 감독은 11월 잘츠부르크 관계자와 만나 설득작업을 펼쳤다. 그리고 12월 차출을 허용하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우여곡절 끝에 합류했지만 문제는 호흡이었다. 황희찬은 지난달 제주, 울산에서 진행된 두차례의 국내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않고 곧바로 UAE 전훈에 합류했다. 특히 '신태용호의 또 다른 에이스' 권창훈과 함께할 기회가 없었다. 황희찬과 권창훈은 8회 연속 올림픽 본선행을 노리는 신태용호의 '믿을맨'이다. 황희찬과 권창훈은 첫 만남부터 찰떡궁합을 과시했다. 데뷔골은 물론 여러차례 패스를 주고 받으며 찬스를 만들어냈다. 권창훈 뿐만 아니라 류승우(레버쿠젠) 등 다른 공격수들과의 호흡도 좋았다. 황희찬은 탁월한 센스를 과시하며 남다른 클래스를 보였다.

신태용호의 리우행 전략은 공격축구다. '에이스' 황희찬이 이날 보여준 매서운 공격력이 반가운 이유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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