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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동원의 선덜랜드 이적이 가시화된 가운데 전남 드래곤즈 구단 관계자는 "밥 잘 먹고 있는데 어금니 빼가는 격"이라는 한마디로 딱한 상황을 요약했다.
지난 몇주간 정 감독은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렇지 않아도 A대표팀, 올림픽대표팀, 20세 이하 대표팀이 동시에 원하는 '지동원 줄다리기'의 틈바구니에서 클럽팀 감독으로서 남몰래 속앓이를 해왔다. 승부조작 사건으로 축구계가 흉흉하던 6월 초 '지동원 이적설'이 터졌다. 올시즌 6강을 호언하며 명가재건을 선언한 정 감독으로서는 입에 올리기조차 싫었던 최악의 시나리오다. 용병 쿼터는 이미 꽉 찼고, 시즌이 한창인 한여름에 새로 뽑아올 지동원급 선수도 없다. 결국 있는 살림살이를 쥐어짜야 한다. 패기 넘치는 유소년 출신 선수들을 향한 믿음으로 끝까지 가볼 수밖에 방법이 없다. 지동원이 부상으로 뛰지 못했던 시즌 초 정 감독은 "우리 팀 선수가 어디 지동원뿐인가"라는 말로 선수단을 향한 신뢰를 표했다. 공영선 이종호 김영욱 등이 깜짝골을 선보이며 강호 전북, 서울을 눌렀다. 전남의 12골 가운데 지동원이 25%인 3골을 기록했다. 용병 레이나와 인디오가 각 2골, 공영선 김영욱 신영준 이종호 이현승이 각 1골을 기록했다. 정 감독은 공격수 김명중, 용병 레이나 웨슬리를 중심으로 '지동원 동기'김영욱과 '광양루니' 이종호의 저력에 희망을 품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