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봄은 항상 큰 행복"…로이킴이 다시 노래하는 봄(종합)

정빛 기자

기사입력 2025-04-03 08:08


[SC인터뷰]"봄은 항상 큰 행복"…로이킴이 다시 노래하는 봄(종합)
로이킴. 사진 제공=웨이크원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봄봄봄'으로 20대의 봄을 수놓았던 로이킴이 30대의 문턱에서 다시 봄을 꺼내들었다. 같은 계절이지만, 이번에는 더 깊어진 마음으로, 더 진솔한 언어로, 그리고 변하지 않는 진심으로 봄을 노래한다.

로이킴은 2일 신곡 '있는 모습 그대로'를 발표했다. 2023년 단독 콘서트에서 먼저 선보였던 미발표곡으로, 올봄에 어울리게끔 편곡됐다. 데뷔를 알린 히트곡 '봄봄봄', 지난해 발표한 '봄이 와도'에 이은 또 하나의 '로이킴표 봄 시즌송'인 셈이다.

"이번 봄에 꼭 곡을 내고 싶었는데, 이 노래가 계속 맴돌았다. 언제 한 번 내야겠다고 막연한 생각만 있었는데, 그러면서 곡에 대한 애착이 늘었다. 브리지 부분도 추가되고 해서, 더 완성도 있게 마무리가 되다 보니, 이번 봄과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신곡이 봄에 나온 만큼, 대표곡 '봄봄봄'도 떠올리게 한다. "'봄봄봄'은 나온 지 13년 된 곡이다. 제일 부끄러운 게 친구들이 노래방에서 제 노래를 부르면 '봄봄봄' 뮤직비디오가 나오는 거다(웃음). 잘돼서 그런 건지, 업데이트 못 한 건지 모르겠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에게 의미가 큰 곡이다. 봄이 올 때마다 이 곡 하나로 많은 분의 플레이리스트에 제 목소리가 나오고, 저를 찾아주시는 게 행복하다. 이후 '봄이 와도'를 냈는데, 그마저도 사랑해 주셔서 봄이라는 계절은 항상 저에게 큰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 같다."

다만 그는 '봄 시즌송'이라는 타이틀에 너무 집착하지 않기로 했다. 로이킴이 또 한 번 봄에 신곡을 내는 것을 두고, 혹시나 봄을 겨냥한 노골적인 '마케팅', '꼼수' 아니냐는 삐딱한 시선이 신경쓰일 수 있다. 그러나 30대의 로이킴은 깨달았다. 진심이 담긴 음악이야말로, 트렌드보다 더 오래 남는다는 것을.

"'봄봄봄'을 이기겠다는 마음으로 봄이 들어가는 가사를 쓰거나 의도적으로 '봄 시즌송'을 만들고 싶지 않다. 그건 작위적인 것 같다. 그때그때 제가 쓰는 곡들에 유연하게 마음을 가지려 한다. 매번 잘되지 않으면 망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음악을 하는 열정도 사라지고 마음도 아파질 것 같다. 아주 작은 미동도 행복한 인생이라 생각하고 천천히 걸어가겠다."


[SC인터뷰]"봄은 항상 큰 행복"…로이킴이 다시 노래하는 봄(종합)
로이킴. 사진 제공=웨이크원
실제로 신곡 '있는 모습 그대로'에도 '봄'이라는 단어가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로이킴이 요즘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았다. 불완전하더라도 있는 모습 그대로의 우리를 사랑하자는 메시지다.

"완전하지 않은 세상 속에서 자신의 인생 기준에 빗대어 말하는 완벽은 모순이라 생각한다. 주변 친구들이 이제 유부남이 많아졌다. 보면 상대가 원하는 모습이 아닐 때 충돌이 일어나는 것 같더라. 그 위기를 유연하게 넘을 수 있으려면, 나도 완벽하지 않음을 인정하고, 상대도 노력해 줄 수 있음을 인정해야겠더라. 바뀌지 않은 모습 그대로를 사랑해 주고, 이해해 주려는 게 필요할 것 같더라.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할 수 있다면, 아픈 이별도 없을 거 같아서 예쁜 가사로 써봤다."


이러한 로이킴의 진심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내게 사랑이 뭐냐고 물어본다면'에서도 빛을 발했다. '내게 사랑이 뭐냐고 물어본다면'은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에서 톱10에 진입, 발매된 지 6개월이 지난 현재도 20위 이내의 순위를 기록하며 식지 않은 열기를 자랑하는 중이다.

"전역하고 낸 곡 중 가장 사랑을 받은 곡이다. 곡이 나온 지 반 년이 됐는데도 차트 15위 정도에 있는 것 보면, 진심을 다해 음악을 하다 보면, 원하는 만큼 성적이 안 나올 때도 있지만 그래도 그 이상으로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곡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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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킴. 사진 제공=웨이크원
그간 '봄봄봄', '그때 헤어지면 돼', '우리 그만하자' 등이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도 역시다. 트렌드에 맞춘 자극보다는 진정성을 택해왔기 때문이다.

"대중이 저를 알게 된 시작이 '슈퍼스타K4'였다. 그 이후로 제가 해나간 음악들은 당장 트렌드에 맞춘 자극적인 음악들이 아니었다. 유행을 따라하기보다는, 트렌드에 민감하지 않은 음악을 했었다. 저는 찰나의 순간을 디테일 있게 쓰기 보다는, 폭넓은 위로나 미안함에 대한 가사를 즐기고, 쓸 줄 아니까, 힘든 시기에 위로가 필요하신 분들에게 힐링이 된 것 같다. 언제 찾아도 옛날 알던 맛 그대로 맛볼 수 있으니, 위로가 필요할 때 들어주시는 것 같다."

수많은 히트곡이 있는 만큼, 저작권료에 대한 관심도 커지기 마련. 로이킴은 쿨하게 웃으며 말했다. "저작권료는 정확히 모르겠다. 제가 쓴 곡이 60곡 정도 되는데, 통합적으로 들어오니 곡마다 정확히 얼마인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남들 맛있는 거 사줄 수 있는 정도인 거는 맞다. '봄봄봄'이 있어서 봄마다 올라가긴 한다. 사실 '봄봄봄' 처음 나왔을 때 너무 잘됐으니 그때만큼의 수익을 이기긴 어려운 것 같다. 안 좋은 점이라면 봄이 아니면 아예 안 듣는다(웃음)."


[SC인터뷰]"봄은 항상 큰 행복"…로이킴이 다시 노래하는 봄(종합)
로이킴. 사진 제공=웨이크원
통기타를 메고 해사하게 웃었던 '슈퍼스타K4' 미소년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데뷔 13년 차다. 여전히 계절에 맞춰 노래를 꺼내지만, 그 안에는 계절보다 오래가는 마음이 담겨 있다.

"다른 시즌송을 하기도 했었다. 근데 다 안 되더라. '러브러브러브'는 여름곡이고 '북두칠성'은 겨울곡이다. 아예 겨울을 염두에 둔 '잇츠 크리스마스 데이'라는 곡도 있었다. '위 고 하이'도 여름을 겨냥해서 썼는데, 시즌송이 나온다는 것은 거대한 야망인 것 같더라. 막 무조건 해야겠다고 해도 되는 게 아니다. 히트곡을 만들어서 돈을 벌어야겠다는 마음으로 하면 더 안 되더라.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다 보면, 갑자기 그게 시즌송이 되는 것 같다. '내게 사랑이 뭐냐고 물어본다면'이 잘됐을 때 가을의 남자라 하더니, 봄에 잘되면 또 봄의 남자라고 하더라(웃음).

13년이 후딱 간 것 같기도 하고 느리게 간 것 같기도 하다. 슬플 때도 있고 행복할 때도 있었다. 희로애락 시간들을 견뎌오면서, 감사한 것은 제가 정신적으로 무너지지 않고, 지금까지도 노래를 열심히 하고 싶고, 좋은 노래를 쓰고 싶은 열정과 욕망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계속 15년, 20년 하면서, 많은 것을 겪겠지만, 제가 눈을 감는 날까지 세상을 다 알지 못할 것 같다. 할아버지가 돼도 매일매일 새롭게 배울 수 있다는 걸 알아서 감사하다. 세상 앞에서 겸손할 수 있어서 잘 걸어갔다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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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킴. 사진 제공=웨이크원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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