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의 밀도, '협상의 기술'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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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3-30 15:50


이제훈의 밀도, '협상의 기술'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이제훈의 밀도, '협상의 기술'을 살린다.

이제훈이 JTBC 토일드라마 '협상의 기술'(이승영 극본, 안판석 연출)에서 새로운 유형의 난제를 받았음에도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과 소신 있는 의사 표현으로 윤주노를 밀도 높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에게 극강 몰입감을 선사했다. 지난 7회 방송에서는 산인 그룹 송회장(성동일)이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사실이 밝혀졌고, 곧 만기가 다가와 원금에 이자까지 전액 현금으로 상환해야 해 주노와 M&A 팀원들과 함께 이 상황의 해결을 위한 협상의 과정이 그려졌다.

앞서 윤주노는 이상무(오만석)를 통해 송회장이 산인 주식을 담보로 500억을 대출받았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회장실로 호출된 주노는 "회장님이 지금 주식을 매각하시면 주가가 폭락할 수 있습니다"라며 산인 그룹의 위기 상황을 직시하도록 단호한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송회장은 이를 가볍게 여기고 "주가 좀 내린다고, 누가 죽나?"라며 차가운 시선으로 대응하고, 회사를 지켜야 하는 주노는 그래도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주노는 사태 해결을 위해 송회장에게 500억을 어디에 사용했는지 물었고, 리조트를 샀다는 대답에 주노는 리조트를 매각하자고 하지만 송회장은 이를 거부한다. 반면에 하전무(장현성)는 사모엘 펀드를 설득해서 대출을 더 받자고 해 송회장은 둘의 방식대로 해보라며 경쟁을 시켜 둘을 자극했다. 주노는 이에 당황하지 않고 윤주노다운 당당함을 보여 보는 이들의 경쟁구도가 극의 흥미를 더욱 끌어올렸다.

주노는 리조트 실사에 앞서 소유한 이유에 대한 파악을 하고자 두뇌를 풀가동시켰다. 그러던 중 우연히 비서실 직원이 사 온 과자를 발견해 제주도에 위치한 리조트라는 단서를 찾기도 하고, 유민 IB 강이사(박형수)를 자연스럽게 떠보면서 '다도 리조트'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M&A 팀원들은 먼저 리조트 실사를 위해 떠났고, 주노는 강이사와 이상무(오만석)와 대화를 통해 다도 리조트의 소유주가 송회장이 아니라 그의 딸 송지오(권유리)라는 것까지 파악했다. 또한, 이상무는 주노에게 송회장이 어릴 때 엄마를 잃고 방황하던 딸의 부탁이라 무리해서라도 들어준 거라며 리조트를 팔지는 말라고 부탁했다.

그럼에도 주노는 극 말미, 송지오에게 다도 리조트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고 직접적으로 이야기하고 송지오는 미소와 함께 리조트를 팔지 않겠다고 해 두 사람 사이의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면서 마무리됐다. 한편, 방송 초반에는 주노가 과거에 내부 정보를 활용한 주식 불법 거래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는 검사의 취조에 뭔가 억울한 듯 대답을 이어갔지만, 끝내 피의자 친형의 죽음으로 조사가 끝나게 되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진실은 무엇인지 주노의 과거에 대한 궁금증을 대폭 상승시켰다.

이제훈은 이번 에피소드에서도 탁월한 캐릭터 해석력과 절제된 감정 연기로 윤주노의 디테일을 완벽하게 그려냈다. 어제 방송에서는 그룹의 총수가 만든 위기 상황을 해결해야 해 이제훈이 그리는 윤주노 특유의 진중함과 예리함이 더욱 돋보였다. 그는 송회장 주변 인물들 통해 티나지 않게 정보를 얻거나 우연한 단서들을 통해 추리를 해내는 과정에서 캐릭터의 지적인 면을 세밀하게 담아내며 잔잔한 매력을 뽐냈다. 특히, 송회장에게 문제 해결책에 대해 직설적인 발언을 하는 방면에서 이제훈은 윤주노가 회사의 중책을 맡고 있는 만큼 특유의 중저음과 강단 있는 톤을 만들어 내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설득되게 만들었다. 이제훈이 만든 윤주노의 '지성美'는 시청자들을 매료시킴은 물론 캐릭터에 가장 적격인 배우라는 평가를 듣게 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이처럼 믿고 보는 배우 이제훈은 캐릭터를 빚어내는 독보적인 능력을 지녔기에 극의 완성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이제 절반의 이야기를 풀어낸 '협상의 기술'에서 앞으로 이제훈이 보여줄 '빈틈없는' 연기에 더욱 기대감이 쏠리고 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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