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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곽경택 감독(58)이 영화 '소방관'을 4년 만에 관객들에게 선보이게 된 소감을 밝히며, 작품에 대한 같한 마음을 드러냈다.
'소방관'은 지난 2020년 촬영을 마치고 개봉을 준비 중이었으나, 주연 배우 곽도원이 2022년 9월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면서 개봉을 연기했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곽 감독은 "영화를 찍고 나서 홍보 마케팅을 많이 해봤지만, 이렇게 발목에 족쇄가 채워진 느낌으로 한 적은 없었다. 모든 질문에 예민하고 조심스럽게 말씀을 드리게 되어 원인제공자에 대한 원망이 클 수밖에 없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곽도원의 분량과 관련해 "아예 편집을 안 한 건 아니다. 실제 사고 당시 계셨던 한 소방 관계자 분이 '힘들 때마다 술이 치료제여서 견딘다'고 말씀하셨는데, 곽도원이 술을 마시는 장면이 영화에 나올 경우 원래 연출 목적과는 다르게 보일 것 같더라. 곽도원이 영화 속에서 음주하는 클로즈업 장면들은 다 빼버렸다. 그럼에도 (곽도원의) 분량을 빼면, 상대 배우의 리액션도 함께 날라가지 않나. 그건 싫어서 최대한 형평성을 유지하려고 했다"라며 "작품을 책임져야 할 사람으로서 곽도원만 있는 게 아니라 스태프, 투자자들이 있기 때문에 내 생각을 정확히 이야기하고 선을 그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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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 감독은 곽도원을 구조반장 진섭 역에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곽도원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며 "연기도 잘해서 곽도원한테만 시나리오를 줬는데, 바로 하겠다고 답이 왔다. 뭔가 고집도 강하고, 묵직함도 있는 외골수적인 모습이 필요해서 곽도원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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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 감독은 주연 배우 리스크에 이어 또 한 번 위기를 겪어야 했다. 윤석열 대통령 1차 탄핵소추안 표결 때 불참한 곽규택 국민의 힘 의원이 친동생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중의 분노를 자아냈던 것. 이후 논란이 거세지자, 곽 감독은 지난 12일 공식입장을 통해 "'소방관'이 관객분들을 만나기까지는 참으로 많은 곡절과 사연이 있었다. 코로나19와 주연 배우의 음주운전 논란, 그리고 이번에는 개봉 전날 비상계엄까지. 지난 3일의 밤을 생각하면 솔직히 나도 아직 심장이 두근거린다"고 어렵게 말을 열었다.
그는 "최근 나의 가족 구성원 중 막내인 곽규택 국민의 힘 의원이 당론에 따라 탄핵 투표에 불참한 것으로 인해, '소방관'까지 비난의 대상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며 "나 또한 단체로 투표조차 참여하지 않았던 국회의원들에게 크게 실망하고 분노한 건 마찬가지다. 솔직히 나는 대한민국에 대혼란을 초래하고 전 세계에 창피를 준 대통령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반드시 탄핵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고 윤 대통령의 탄핵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한편, '소방관'은 2주 연속 정상을 지켰던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모아나 2'를 제치고 16일 박스오피스 1위를 탈환, 이번주 중 200만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