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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높은 완성도를 인정받은 창작 뮤지컬 '시지프스'가 개막한다.
'시지프스'의 탄탄한 서사와 아름다운 음악, 개성 넘치는 무대는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요소다. '시지프스'는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그리스 신화 속 '시지프스'와 엮어 뮤지컬적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희망이라곤 전혀 남아 있지 않은 무너져 버린 세상 속 버려진 네 명의 배우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특히, 카뮈의 작품 '이방인' 속 뫼르소가 겪은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과 절망, 자신의 죽음 직전에 느끼는 삶을 향한 강렬한 열망 등을 직관적으로 그려낸다. 작품은 카뮈의 '이방인' 이야기를 소재로 활용하면서도, 철학적 무게감을 덜어내고 뮤지컬 '시지프스' 특유의 위트를 더해 작품만의 독보적인 메시지를 완성했다.
이에 더해 매일 자신이 짊어진 돌을 정상에 올려두어야 하는 시지프스의 끝없는 허무함이 배우로서의 삶과 비슷하다는 점을 이야기 한다. 그러나 이를 자조하고 주저앉는 대신, 삶의 아픔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삶을 사랑하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죽음을 받아들이고 마주한 순간 삶을 뜨겁게 사랑하고 싶었던 뫼르소의 모습을 통해 출구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지친 삶을 살아가는 관객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도 짙은 감동과 공감을 선사한다.
'스테이지'는 뮤지컬 '시지프스'의 첫 넘버로, 배우로서의 삶을 까마득히 높은 산 위로 돌을 굴려올려야 하는 시지프스의 삶에 빗댄 곡이다. 무대 전반을 오가는 배우들의 동적인 안무와 유쾌한 에너지가 시선을 사로잡는 해당 넘버는 뮤지컬 '시지프스'가 관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직관적으로 담아낸 넘버이며, 이는 이 모습을 지켜보는 관객들의 마음 역시 뜨겁게 달굴 것으로 알려져 더욱 기대를 모은다.
작품 속 주요 상징들을 시각화한 무대 디자인은 뮤지컬 '시지프스'만의 색채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요소 중 하나다. 특히, 무대를 가득 채우며 좌중을 압도하는 LED 장치는 대학로 창작 뮤지컬 중 이례적이게 큰 스케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극 중 뫼르소의 감정이 극에 달한 순간 더없이 강렬하게 내리쬐는 태양을 표현한 LED 장치는 그의 감정과 맞물려 드라마틱한 장면을 연출, 관객들에게 긴장감과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전망이다.
'시지프스'의 창작 초연 무대를 꾸릴 탄탄한 배우 라인업 역시 기대감을 높인다. 이들은 시지프스처럼 쉴 새 없이 돌을 굴리는 배우들의 이야기를 설득력 있게 전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고뇌를 수행하는 자' 언노운 역은 이형훈, 송유택, 조환지가, '시를 노래하는 자' 포엣 역은 정다희, 박선영, 윤지우가, '슬픔을 승화하는 자' 클라운 역은 정민, 임강성, 김대곤, '별을 바라보는 자' 아스트로 역은 이후림, 김태오, 이선우가 맡는다.
'시지프스'는 내년 3월 2일까지 공연된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