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비축기지로 깨어난 석유탱크…주말까지 2024 탱크예술제

기사입력 2024-10-11 11:42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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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미래 가상현실 체험부터 '한글' 주제 미디어전시까지

(서울=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자연, 한글, 대학가요제, 인공지능 기술, 가상현실….

과거와 현재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술적으로 그려보는 전시회가 서울 마포구 매봉산에 에워싸인 옛 석유탱크에 펼쳐졌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문화·예술 특화공원인 문화비축기지에서 이날부터 13일까지 '2024 탱크예술제:미래를 그리다'가 진행된다.

문화비축기지는 1973년 오일쇼크 이후 비상시를 대비해 당시 서울시민이 한 달 정도 소비할 수 있는 양인 6천907만 리터의 석유를 보관하던 '마포석유비축기지'를 개조한 장소다.

석유 탱크는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안전상의 이유로 폐쇄됐는데, 2017년에 전시 공간인 문화비축기지로 재탄생했다.

석유를 비축하던 거대한 탱크 5개와 일부 탱크를 해체하며 나온 철판으로 새로 만든 여섯 번째 탱크는 시민들을 위한 문화마당이 됐다.

전시회는 문화비축기지 각각의 탱크를 둘러보며 '미래'라는 하나의 주제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도록 채워졌다.

수목이 어우러진 언덕길을 따라 길을 올라가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여섯 번째 탱크 T6다.

이곳에선 미디어 아트 작가 리메오가 레이저로 연출한 기념물을 둘러본 뒤 15분 동안 가상현실 체험 기기를 이용해 오일쇼크가 벌어진 과거, 지하철 2호선의 모습, 미래에 빅데이터가 저장되는 방식을 즐길 수 있다.

T6에서는 한글의 소리, 형태, 의미를 하나의 작품으로 연결한 한재준 작가의 '한글노리' 작품전도 진행된다. 둥글면서도 각진 한글을 이어 하나의 그림처럼 만든 작품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또 한글을 소재로 한 노승관 작가의 작품도 펼쳐진다.

여섯 번째 탱크를 나와 언덕길을 더 오르면 휘발유를 보관했던 탱크를 해체하고 벽체와 지붕을 얹어 만든 T1이 보인다.

이곳에선 명상과 예술을 기반으로 한 융복합 아트 페스티벌 '마인드붐2024' 전시가 진행된다. 비디오 영상물을 보며 죽음과 삶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도록 꾸려졌다.

T2에서는 노진아 작가의 '진화 알고리즘' 전시를 볼 수 있다.

풀과 나무, 사슴, 인간까지 동물의 진화 과정을 하나의 예술품으로 표현했다.

T4에서는 1970∼80년대 대학가요제와 강변가요제 등 아마추어 가요제의 고유한 예술성과 잠재력을 현대적인 그래픽 디자인으로 재해석한 포스터 전시가 진행된다.

T5에서는 생성형 AI 기술을 통해 만들어진 수많은 '물'의 모습을 보여주는 전시가 있다.

탱크 내부 중심에 있는 해먹에 누워보면, 외벽에 360도로 펼쳐지는 물방울과 물결, 파도의 영상이 보인다.

전시는 사전 예약 없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도 마련되어 있다.

행사 기간 작가를 만나볼 수 있는 시간과 함께 도슨트 투어, 숲 해설 투어, 북 피크닉, 북 토크 등 9개의 참여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또한 문화비축기지 야외 공간에는 다양한 꽃과 나무가 있는 산책로와 체험 부스, 플리마켓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펼쳐진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다양한 예술작품을 통해 미래를 상상하고, 삶과 생태의 회복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jsy@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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