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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퀄리티를 스스로 낮추는 노출 끝에는 황당한 결말만 남았다. '우씨왕후' 이야기.
심지어는 중심을 단단하게 지켜야 하는 우씨왕후 캐릭터에도 힘이 빠졌다. 왕비의 위엄이 느껴지지 않는 건들거리는 걸음걸이나 연약한 발성도 당혹스러웠는데 사극 말투를 대신해 자신의 말투를 씌웠다는 전종서의 연기는 사극의 매력을 살리지 못하고 붕 떴을 정도. '학폭(학교폭력) 의혹'만 드라마에 발목을 잡을 줄 알았더니, 그 뒤에 숨겨졌던 화면 장악력 부족이 더 큰 암초가 됐다. 전종서가 갈피를 못잡으니 함께하는 배우들도 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 어쩐지 어색한 상황극들이 줄줄이 이어지며 집중력을 흐트러트렸다.
그래도 어떻게든 달려온 8회는 허무함만 남겼다. 우씨왕후가 고발기(이수혁)과 전 태자 고패(송재림)와의 전투를 준비하는 모습으로 끝을 맞이하는데 이 결말이 황당할 정도로 허무하다. 24시간을 그렇게 길게 달려와서 결말도 보지 못하고 마무리된다니. 만약 시즌2를 염두에 뒀다고 하더라도 시즌1이 이렇게 큰 실망감을 안겨준 상태에서 시즌2에까지 기대가 이어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