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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韓예능 '싹쓰리'한 '놀면 뭐하니?' 김태호 PD, 언제까지 MBC에 남아있을까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20-08-12 08:04


김태호 PD.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방송가에는 영원한 둥지가 없다. 뜨면 떠난다.

지상파 방송사는 보수적인 조직 문화의 색채가 강해, 아무리 잘 나가더라도 연봉 또한 서열에 갇혀 있다. 그래서 '대박 PD'로 인정받으면 새로운 길을 선택한다. 최근들어 이러한 경향은 더 도드라지고 있다.

말을 갈아 탄 대표적은 인물은 나영석 PD(44)다. 2001년 27기 공채 프로듀서로 KBS에 입성한 나 PD는 '1박2일'이라는 레전드 예능을 탄생시킨 후 2012년 CJ ENM행을 택했다.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수십억원의 이적 개런티를 받았다는 얘기가 나왔다. 나 PD는 CJ ENM에서 '삼시세끼' '꽃보다 할배' '윤식당' '신서유기' 등을 연이어 성공시키며 tvN을 지상파 방송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갖게 만든 일등공신이 됐다.

케이블채널 방송사 CJ ENM은 반대급부도 확실했다. CJ ENM이 사업보고서를 통해 밝힌 지난해 나 PD의 연봉은 급여 2억1500만원에 상여금 35억1000만원, 총액 40억7600만원이었다. 이는 이재현 CJ그룹 회장(27억2700만원), 이미경 CJ그룹 부회장(26억400만원)보다 많은 액수다. 나 PD는 세금을 제외하고 30억원이 넘는 금액을 수령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딱 한명, 예외가 있다. 나 PD와 함께 한국 방송 예능시장의 양대 산맥으로 일컬어지는 김태호 MBC PD(45)다. 김 PD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예능계의 미다스다. 그는 13년간 MBC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을 이끌며 수많은 프로젝트를 성공시켜 숱한 화제를 뿌렸다.

'무한도전'이 막을 내렸을 때, 팬들이 출연자들이 아닌 김 PD를 향해 진한 아쉬움을 쏟아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래서 그는 '뜨거운 감자'다. 이적설이 끊임없이 나온다. MBC가 방송사 중 상대적으로 연봉이 높은 편이긴 하지만, 대기업인 CJ ENM과는 단순 비교하기 힘들다. 특히 2011년 지상파 PD들의 종편, 케이블 이적이 물밀듯 이뤄질 때, 선배 여운혁 PD가 JTBC로 옮기며 함께 이동할 것이라는 설이 등장했다. 수십억원의 이적료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이는 결국 루머로 밝혀졌다.

김 PD는 '무한도전' 이후 해외연수로 재충전했고, 곧장 MBC에 복귀했다. 그리고 1년3개월 만에 페르소나 유재석과 함께 지난해 '놀면 뭐하니?'를 탄생시켰다. 출발은 '릴레이 카메라'였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순 없었다. 시행착오를 거쳐 출시한 작품이 바로 '부캐(부 캐릭터)'며, 또 한번 대박이 터졌다. '부캐 시대'가 활짝 열렸다.

김 PD는 유재석에게 새로운 혼을 불어넣었다. 트로트 가수 유산슬을 필두로 천재 드러머 유고스타, 라면 끓이는 섹시한 남자 라섹, 하프 신동 유르페우스, 치킨 열풍을 일으킨 닭터유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부캐를 내놨다. 이어 유두래곤 유재석, 린다G 이효리, 비룡 비가 함께 결성한 혼성그룹 '싹쓰리'로 만개했다. 또 '센 언니' 엄정화, 이효리, 제시, 마마무 화사로 구성된 새 프로젝트 그룹 '환불원정대'가 기다리고 있다.


이쯤되면 김 PD는 실패를 모르는 '신의 손'이나 다름없다. 동시에 김 PD의 거취가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그는 예능 프로그램 제작사로 이적해 넷플릭스 등을 통해 작품을 내놓거나, 종편이나 케이블 채널에서 새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도 있다.

과연 '이번에도 MBC에 남아있을까'라는 물음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MBC를 떠나는 순간 돈방석에 앉을 수도 있다. 그의 이적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김 PD로부터 돌아온 대답은 "NO"다. 김 PD는 11일 스포츠조선과의 전화통화에서 "어디서 또 소문이 났느냐"라며 반문한 후 "워낙 예전부터 소문들이 많이 돌긴 하지 않았나. 하지만 그럴 계획은 없다. '놀면 뭐하니?'도 하고 있고 또 후배들과 어떻게 하면 MBC내의 시스템들을 바꿔나갈까 고민하면서 그렇게 지내고 있다"고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한 종편 관계자는 "김 PD의 이적은 단순히 연봉을 많이 받고 옮기는 문제가 아니다. 지금은 한정적인 제작비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하지만 이적한다면 막대한 지원을 받으며 그의 기획을 더욱 화려한 결과물로 내놓을 수 있게 된다. 예능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도 있다"며 "그래서 끊임없이 영입 제안을 하고 있는 제작사와 방송사들이 많다"고 했다.

김 PD의 'MBC 구하기'는 과연 언제까지 계속될까. 그는 내일도 '뜨거운 감자'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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