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지상파 위협"…'슬기로운 감빵생활'의 판 뒤집기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7-12-14 10:46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또다시 '지상파를 위협하는'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야 할 케이블 드라마의 등장이다. tvN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그것. 이제 케이블과 지상파의 경계가 사라졌다지만, 아직 보이지 않는 경계는 존재하는 것. 이런 상황에서 작품의 힘을 가지고 있는 드라마들이 속속 등장하며 드라마 판도를 뒤집어주니 보는 이들의 즐거움도 커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지난 13일 방송된 '슬기로운 감빵생활'(정보훈 극본, 신원호 연출)의 시청률이 인상 깊다. 지상파와 더불어 수목극 4파전을 벌이고 있는 '슬기로운 감빵생활' 7회는 평균시청률 6.4%, 최고 시청률 7.5%(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자체 최고 시청률에 해당하는 기록으로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순위에서 4주 연속 1위에 올려놨다. tvN은 또 2049 시청률을 주요 시청자층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이 수치에서도 평균 4.2%, 최고 4.8%로 자체 최고기록을 경신하며 지상파를 넘어섰다고.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교도소 배경의 드라마로 시작, 소재 면에서도 신선함을 가져왔지만 '응답하라' 시리즈를 만들어낸 신원호 PD의 작품이라는 것만으로도 관심을 받았다. 이번에 그가 택한 것이 시청률이 보장된, 안전한 길 '응답하라' 시리즈가 아닌 새로운 스토리라는 것이 알려지며 방송 전부터 주목을 받은 것. 이 때문에 '이번 선택이 신원호 PD의 첫 실패가 되지 않았느냐'는 관계자들의 시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신원호 PD는 이 같은 우려를 첫 방송 시작과 함께 날려버리며 반전의 역사를 쓰는 중이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남편 찾기' 같은 수수께끼 포인트는 없지만 꾸준히 등장하는 반전들이 극을 가득 채우며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응답하라' 시리즈를 통해 아버지상을 보여줬던 성동일이 사실은 비리를 저지르는 교도관이라는 반전이나 수감자들을 학대하는 줄 알았던 정웅인이 사실은 누구보다도 수감자를 위한다는 사실 등이 가벼운 반전으로 뿌려졌고 극악무도한 악마인 줄 알았던 정해인(유대위 역)이 사실은 누명을 썼다는 것이나 '헤롱이' 이규형(유한양 역)이 사실상 아픈 과거를 갖고 있었다는 사실이 촘촘한 반전으로 드러나며 시청자들을 끌어당기는 흥행 포인트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반전이 꾸준히 이어지는 동시에 주인공 김제혁(박해수)의 이야기도 쉴 새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인상 깊다. 주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에 취해 주인공의 이야기를 놓쳐버리는 드라마가 다수 발생한 상황에서도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주변 스토리와 주인공의 이야기를 적절히 배합하며 정상적인 궤도로 운항하고 있는 것. 인상 깊은 주변 캐릭터들에 취해 김제혁이 방향을 잃는 모습이 그려지지 않는 것도 호평의 이유가 됐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성공기는 신원호 PD가 지금까지 보여줬던 성공기를 버리고 새로운 길을 택한 데 있어서도 의미가 깊다. 그와 함께 시청자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았던 배우인 박해수를 주인공으로 끌고 들어왔고, 동시에 지상파 드라마에서 쉽게 볼 수 없던 소재를 TV드라마로 끌고 들어왔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를 따질 수 있다.

현재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절반 정도 진행된 상태. 한 회당 90분이라는 긴 방송시간으로 타 드라마의 1.5배 분량을 자랑하고 있지만, 동시에 지루할 틈이 없는 흡인력으로 시청자들을 만족시키고 있다는 것이 시청률로 드러났다. 동시간대 방송되는 MBC '로봇이 아니야'는 2.8%와 3.1%의 시청률로 비교가 불가한 상황에 처해 있고, KBS2 '흑기사'와 SBS '이판사판' 등은 모두 7.9%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지상파 수목극 1위에 해당하는 작품들이 모두 한 자릿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시점에서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선전이 더 돋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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