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현택 기자]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은 과연 국제적인 행사로 발돋움할 수 있는 '품격'을 지니고 있을까.
부산을 넘어 세계인이 함께 할 수 있는 웃음의 장, TV뿐 아닌 능동적으로 공연장을 찾아 코미디를 보는 문화를 만들며 부수적으로는 어려운 현실에 처한 개그맨들에게 꿈과 활력소를 안겨줄 수 있는 축제가 될 수 있을까.
3일 오후 서울 동자아트홀에서는 제 5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오후 2시에 예정된 간담회는 10분 늦은 2시 10분에 시작됐다. '10분 정도야'라는 프로답지 못한 인식이 있었던 것일까, 대기실에 나와 객석으로 앉는 20~30명의 개그맨들 중 '죄송합니다'라며 착석하는 이는 오직 최연장자인 전유성 밖에 없었다.
일부 개그맨은 껌을 씹었고, 테이크아웃 커피를 입에 물고 나타났다. 시작 전 객석에 앉아 '셀카'를 찍는것은 개그맨들이라 용서 가능한 여흥일까, 아니면 공식석상임을 잊은 무지함일까.
이후 진행된 순서들은 개그맨들만의 흥겨운 MT 자리 같았다. 포토타임이나 멘트가 있을 때마다 개그맨들은 '호오~' 하는 호응이나 과도한 리액션으로 일관했다. 현장의 분위기를 살리는 유쾌함 이상의 소란스러움. '국제 축제'를 알리는 최대 홍보의 장을 낭비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일부 개그맨은 장난이 지나침을 스스로 인식했는지 흐름과 관계없이 "컴온~" 과 같은 소음을 내는 개그맨의 손을 잡으며 자제시키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참석을 예정했던 김기리는 30분이나 늦었지만 왜 자신이 늦었는지 한마디도 없었으며 양해를 구하는 말도 없었다. 그저 뒤늦게 무대에 올라 '친한' 개그맨들과 인사를 나누며 자기 자리를 찾아갔을 뿐이다. 아마추어 수준의 자세와 낮은 진정성을 가지고 있음을 스스로 자인하는 모양새.
이어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핵심을 찌르는 명쾌한 답변이나 공감 가능한 비전 제시는 없었다. 기사를 접한 대중이 '꼭 부코페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게끔 '기자의 펜을 빌려야 하는' 자리이지만, 현장의 기자와 부코페측의 소통부터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의문이다.
코미디는 '총체적 난국'이다. 관찰, 요리, 오디션, 음악 방송이 '예능'을 채우고 있다. 방송사별 공개 코미디가 '산소 호흡기'처럼 정통 코미디를 유지하는 장치였으나 최근에는 이마저도 비판을 받거나 사라지기도 한다. 실제로 SBS '웃찾사'가 폐지되며 수많은 개그맨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고 공중분해 됐다. '웃찾사' 소속이 아니더라도, 버라이어티 예능에 진출한 극소수의 개그맨을 제외하면 많은 개그맨들이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날간담회 시작 전에는 유재석, 김구라, 이영자, 박미선, 송은이 등이 참여한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홍보송이 상영됐다. 이미 높은 위치에 서 있는 그들, 이름 난 선배들은 왜 발 벗고 '코미디를 위해', '후배들을 위해' 나섰을까. '살려보자'며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곳에서 당겨주고 있는데 후배들은 그 감사함을 알까.
5회를 맞는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은 (사)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부산광역시와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다. 25일부터 9월 3일까지 부산 영화의 전당, 부산디자인센터 이벤트홀, 신세계 센텀시티 문화홀, 경남정보대 센텀캠퍼스 채플실에서 진행되며 10개국 51개팀이 참여한다.
ssale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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