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도깨비'③] 조우진·이엘·김병철, 신스틸러라 쓰고 心스틸러라 읽다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7-01-21 11:14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비단 공유, 이동욱만 있는 게 아니었다. 장면은 물론 시청자의 마음까지 훔친 3인방. '신(Scene)스틸러'라 쓰고 '심(心)스틸러'라 부르는 조우진, 이엘, 김병철의 활약도 눈부시게 찬란했다.

불멸의 삶을 끝내기 위해 신부가 필요한 도깨비와 기억상실증에 걸린 저승사자의 기묘한 동거를 그린 tvN 금토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이하 '도깨비', 김은숙 극본, 이응복 연출). 운명과 저주 그 어디쯤에서 만난 도깨비와 도깨비 신부, 그리고 저승사자가 이승을 떠나는 망자들을 배웅하고 자신들의 얽힌 운명의 실타래를 푸는 이야기가 21일 오후 방송될 15회, 16회로 아쉬운 막을 내린다.

토종 설화에 판타지, 로맨스, 삶과 죽음의 명제 등을 결합한 신선한 장르는 물론 미장센 넘치는 탄탄한 연출과 명배우들의 명품 연기까지 더해진 '도깨비'는 첫 회 방송이었던 지난해 12월 2일부터 마지막 방송인 오늘(21일)까지 매회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며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주인공인 공유, 김고은, 이동욱, 유인나도 '도깨비'란 무대 아래서 훌륭한 잔치를 벌였지만 이들 외에도 '도깨비'의 맛을 살리는 신스틸러 조우진, 이엘, 김병철의 활약도 상당했다. 세 사람은 결말을 암시하는 복선으로 일당백 활약하며 시청자가 마지막까지 TV 앞을 떠날 수 없게 만든 '신의 한 수'였다. 존재감만으론 공유와 이동욱 못지않았다.


'도깨비' 속 인간승리, 조우진

속도 없이 좋은 장난을 조금 섞자면 그야말로 '도깨비' 속 비선 실세, '도깨비' 속 인간승리다. 천성이 착한 사람은 어떻게든 복을 받는다는 진리를 정석으로 보여준 인물 김도영을 연기한 조우진. 그는 불우한 환경 속에서 김신(공유)이 주는 장학금으로 자랐고 이후 천우그룹 유신우(김성겸) 회장의 밑에서 착실하게 그를 보좌하는 비서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자라는 과정에서 잠깐의 방황으로 사채업이라는 잘못된 길을 걷기도 했지만 결국 선(善)으로 돌아와 유신우 회장에 이어 천우그룹 대표가 된 김도영은 마치 한 편의 인간 극장을 보는 듯한 전사로 시청자를 유혹했다. 무엇보다 유신우 회장의 철부지 손자인 유덕화(육성재)와 찰떡 브로맨스는 물론 유신우 회장 앞에서 선보인 격렬 아이돌 댄스는 마지막 회를 앞둔 지금까지 회자되며 시청자의 입꼬리를 올린다. 연기력에 있어서 두말하면 입 아픈 조우진은 이런 김도영을 완벽히, 맛깔나게 표현해 호평을 받았다.


세상 가장 섹시한 '삼신', 이엘

아이를 점지해 주는 역할을 하면서 산모 및 태어난 아이의 출산과 건강을 관장하는 신을 뜻한 삼신할매. 하지만 '도깨비'는 지금까지 상상했던 삼신할매의 이미지를 전격 타파, 가장 파격적이고 섹시한, 신비로운 삼신을 만들어냈고 이런 삼신은 이엘로 화려하게 꽃피웠다. 이엘은 과거 지은탁(김고은)의 엄마(박희본)와 인연이 있던 채소 가게 할머니로 등장하지만 실체는 아이를 점지해주는 삼신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도깨비' 초반 백발 노파로 파격 분장해 지은탁에게 배추를 안기던 그는 후반 뭇 남성의 마음을 흔들 정도로 섹시한 레드 삼신으로 반전을 안겼다. '지은탁을 점지할 때 참 행복했다'라는 이유로 지은탁 곁을 지키는 수호신 삼신. 특히 8회, 김신과 대면해 지은탁의 운명을 설파하는 장면은 그 회 최고의 장면으로 떠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올해 가장 섬뜩한 '호러킹', 김병철


'도깨비'는 그야말로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매회 신드롬을 일으켰지만 매번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사실상 중반부로 넘어가며 잔잔한 전개로 지루함이란 위기에 봉착하기도 했는데 이를 타파한 최대 반전이 간신 박중헌(김병철)의 섬뜩한 등판이었다. 박중헌은 고려 시대 왕여(이동욱·김민재) 옆에서 김선(유인나·김소현)과 김신을 죽음으로 내몬 간신이다. '도깨비'의 네 주인공의 운명이 박중헌의 새 치 혀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도깨비'의 숨겨진 핵심 인물이었던 것. 이를 연기한 김병철은 김은숙 작가의 전작 KBS2 '태양의 후예' 보다 더 강렬한 존재감으로 신스틸러의 방점을 찍었다. 간사하고 비열한 연기의 끝을 선보인 김병철. 고려 시대 전사에서 주먹을 불끈 쥐게 하더니 후반부 현생에서는 900년간 귀신으로 구천을 떠도는 설정으로 등장해 시청자를 깜짝 놀라게 했다. 검은 혀와 검은 입술, 검은 손톱으로 망자를 표현한 그는 김신과 지은탁을 괴롭히는 악인 끝판왕으로 시청자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tvN '도깨비'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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