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인터뷰③] '싸귀'PD가 말하는 #권율 #순대국밥 #시즌2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6-08-31 08:39 | 최종수정 2016-08-31 09:46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tvN 월화극 '싸우자 귀신아'를 둘러싼 궁금증에 박준화PD가 답했다.

'싸우자 귀신아'는 귀신보는 영안을 떼기 위해 퇴마사가 된 복학생 박봉팔(옥택연)과 기억상실 여고생 귀신 김현지(김소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작품은 초반 '오 나의 귀신님'과 비슷하다는 지적과 오글거린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회가 거듭될수록 옥택연 김소현 커플의 알콩달콩 청량 로맨스와 '순대국밥' 최천상(강기영)-김인랑(이다윗)의 코믹 콤비, 명철스님(김상호)의 하드캐리, 주혜성(권율)의 흑화 등 배우들의 호연에 힘입어 상승세를 탔다. 시청률을 떠나 독특한 장르와 소재가 관심을 받았던 터라 시청자들은 시즌2, 혹은 순대국밥 패밀리 이야기를 다룬 스핀오프 제작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연출을 맡았던 박준화PD는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일까.


─ 이번 드라마에서 가장 놀라웠던 건 권율의 변신이었습니다.

권율은 사실 훈남 이미지의 배우였어요. 훈남 캐릭터도 다양한데 그런 젠틀한 훈남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대중이 그렇게 기억한다는 건 그가 연기를 그만큼 정말 잘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우리도 누가 봐도 훈남인데 반전있는 악역 연기를 할 때 기대하지 못했던 모습이 보여지면서 좀더 소름끼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연기를 잘하니까 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어요. 그리고 스토리를 끌어갈 때 핵심 사건을 만들어 갈 수 있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어서 처음부터 적임이라고 생각했어요.

─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서는 만족하시나요.

그럼요. (김)소현이 보는 것도 즐겁고 봉팔이도 너무 귀엽고. 특히 김상호는 연기를 너무 잘해서 현장에서 많이 놀랐어요. 이분이 연기하면 그냥 빠져들더라고요. 이 드라마가 일반적으로 하지 않는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에 내용적으로 유치할 수밖에 없는 스토리를 갖고 있는데, 김상호의 연기가 전체적인 스토리에서 자칫 가볍게 보일 수 있는 부분을 원점으로 돌려준 것 같아요.시청자분들도 "스님 죽냐"는 얘기를 많이 하셨는데 짧은 시간에 시청자들이 그런 느낌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연기력이 출중하다는 거니까 고마웠어요. 자칫 잘못하면 코믹하게 보일 수 있는 상황을 임팩트 있는 신으로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권율의 롤도 컸고요. 천상 일랑은 흐름 안에서 긴장을 풀어주고, 주인공들은 아주 열일했고요. 요소요소에 많은 연기자분들이 맡은 캐릭터를 정말 잘 구현해줘서 재밌게 찍었어요.

─ 사실 원작 웹툰은 드라마화 하기에 스토리가 빈약했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원작에서 가장 좋았던 건 주된 인물들의 관계 설정이 굉장히 잘 되어있었다는 거예요. 드라마화 하기에 쉽지 않은 에피소드가 있어서 16회까지 흐름을 가져오기 쉽지 않은 부분도 있었는데 설정이 좋아서 드라마화해도 크게 문제는 없을 거로 생각했어요.


─ 웹툰 원작 드라마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뭘까요.

웹툰 원작이 있는 형태는 사실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웹툰 원작 그대로 스토리를 끌어가기도 힘들고 그렇다고 또 너무 다르게 하는 것도 답은 아닌 것 같아요. 그 안에서 스토리적인 선을 잘 조율하면서 만들어내는 것 밖에는 답이 없는 것 같아요. 그 선은 작가와 연출이 잘 조율해야겠죠. TV드라마는 시각적인 요소와 청각적인 요소 등 복합적인 요소가 많은데 만화나 웹툰은 상상을 정말 많이 하게 돼요. 그런데 사람마다 각자의 생각과 색깔이 다르기 때문에 똑같은 만화를 봐도 이미지가 여러가지가 생기죠. 그 모든 이미지에 맞추는 게 쉽지 않아요. 상상의 여지가 너무 많은 만큼 드라마로 구현하는 게 쉽진 않지만 그럼에도 노력해야죠.


─ 순대국밥 패밀리의 이야기를 따로 빼서 스핀오프 드라마를 만들어달라는 얘기도 많아요.

사실 원작에는 분량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원작에서 기억에 남았던 장면이 화장실에서 봉팔이한테 현지 뒷담화를 한 사람을 천상이가 때려주는 신이었어요. 캐릭터가 너무 재밌어서 드라마에서 키우면 코믹적인 요소가 많겠다 싶었어요. 그런데 혼자 코믹 연기를 할 수는 없으니 일랑 캐릭터가 필요했던거죠. (강)기영이도 연기 잘했고 (이)다윗이가 너무 잘 받아줬어요. 혼자 코믹연기하면 이상해지는데 옆에서 리액션을 정말 잘해주더라고요. 나이차도 11세 차이인데 편하게 대화하고 정말 둘도 없는 친구가 됐어요. 서로간의 관계에서 편함이 있어서 코믹도 잘 살아난 것 같아요. 어쨌든 드라마를 생각할 때 밝음만 있거나 어둠만 있거나 하면 안되요. 어둡고 무서운 느낌이 계속 이어지면 보기 어렵거든요. 완급이 필요한데 그게 천상과 일랑의 담당이었던거죠. 예전에 '막돼먹은 영애씨' 연출할 때도 한번 스핀오프를 한 적 있어요. 드라마 콘셉트가 리얼 다큐였는데 너무 리얼만 그리다 보니 지겨워서 특집으로 막장 버전을 만들었는데 너무 재밌었거든요. 만약 천상 일랑으로 스핀오프를 만든다면 그런 형태가 되지 않을까요?

─ 시즌2 가능성은 얼마나 되나요.

저는 어떤 드라마든 다음 시즌을 고민하고 한 적은 없어요. '막돼먹은 영애씨'도 그랬고 '식샤를 합시다'에서도 그랬어요. 시즌을 넘어가게 되면 스토리에 여지를 두게 되고 그러면 재미가 반감되는 부분이 있거든요. 그래서 언제나 이번 시즌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달렸어요. 이번 '싸우자 귀신아'도 다음 시즌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 하지 않고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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