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책] 인문학의 지성으로 유럽을 누비다, '여행자의 인문학'(문갑식, 다산 3.0)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6-01-26 14:43


[새 책] 인문학의 지성으로 유럽을 누비다, '여행자의 인문학'(문갑식, 다산 3.0)


마르셀 프루스트는 "여행의 진정한 의미는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 데 있다"고 했다. 저자는 누구나 한번쯤 가보는 유럽을 새로운 눈을 갖고 누빈다. 바로 인문학적 지성이다. 유럽 문화의 기원이 된 고전을 탐독하고, 그 자취를 찾아 나선다. 영국 요크셔 주 고원의 미친 듯한 바람 속에서 에밀리 브론테의 소설 '폭풍의 언덕'의 주인공들과 대화를 나누고, '이방인'의 작가 카뮈가 펜을 잡았던 프랑스의 루르마랭에서 부조리한 인생에 대해 고민한다. 반 고흐가 화폭을 펼쳤던 아를에서 해바라기 속에 담긴 열정을 엿보고, 피카소가 산책했던 앙티브 해변에서 천재 화가의 사랑에 대해 회상한다.

유럽은 인문학의 본고장이다. 유럽을 여행한다는 건 바로 인문학을 이해하고, 거장들이 남긴 빛나는 고전과 호흡한다는 뜻이다. 인문학 고전의 무대가 된 여행지에서 작품 속 인물을 깊게 이해하게 되는 체험을 한 저자가 다시금 찾은 유럽은, 이제 단순한 풍경이 아닌 사유의 원천이다.

빈센트 반 고흐가 자살한 아를의 밀밭, 마담 보바리의 욕망이 느껴지는 평온한 루앙, 인상주의 화가들이 사랑한 노르망디 해변의 에메랄드빛 바다와 프로방스의 광활한 초원, 기드 모파상이 여자의 일생을 고민하며 바라보았을 보고타 절벽 등 유럽의 모든 여행지가 역사와 문화의 산물이며 철학과 예술의 보고임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것을 탁월하게 담아낸 작품이 바로 인문학 고전이라는 사실을 머리가 아닌 온몸으로 체험한다.

'여행자의 인문학'은 이 모든 여정을 기록하여 유럽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여행법을 제시한다. 왜 유럽을 여행해야 하는가에 대한 가장 낭만적이고 가장 인문학적인 대답을 들려준다. 저자는 "여행에서 무엇인가를 얻기 원한다면 이제 보기만 하는 여행에서 사유하는 여행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1988년 조선일보에 입사해 지금은 선임기자로 재직 중이다.'문갑식의 세상읽기', '문갑식이 간다' 등을 연재하고 있으며 조선닷컴에서 '문갑식 기자의 기인이사'를 집필하고 있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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