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리뷰] 다 된 '리멤버', 알츠하이머 뿌리기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6-01-22 09:31


사진=SBS '리멤버-아들의 전쟁'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최고의 스토리텔러, 믿고 보는 명품 배우들까지 구색을 갖춘 SBS '리멤버-아들의 전쟁'이 난데없는 알츠하이머 뿌리기로 시청자의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이하 '리멤버', 윤현호 극본, 이창민 연출) 12회에서는 남규만(남궁민)에게 반격을 시작한 서진우(유승호)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동안 남규만의 악행에 속수무책 당하기만 했던 서진우. 반격을 시도하지만 허무하게도 번번이 실패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특히 지난 9회에서 서진우는 아버지 서재혁(전광렬)의 재심 공판 중 갑자기 기억을 잃는 알츠하이머 증상을 보였고 10회에서는 서재혁이 아무런 진실도 밝히지 못한 채 사망하며 비극을 예고했다. 어디 하나 짜릿한 반전 없이 계속해서 서진우를 벼랑으로 몰고 가는 '리멤버' 덕분에 시청자는 가슴 한켠이 꽉 막힌 것처럼 답답함을 느꼈다. 개연성 없는, 지지부진한 전개에 분통이 터진 시청자의 마음은 아는지 모르는지 '리멤버'의 답답함은 회를 거듭할수록 심해지고 있는 다.

1막을 마친 '리멤버'는 시청자의 원성에 "2막에서는 본격적으로 '사이다' 전개가 펼쳐진다"고 예고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더 강력한 '핵고구마'를 장전했다. 지난 11회부터 남규만을 향해 조금씩 반격을 시도한 서진우이지만 이는 '리멤버' 제작진의 속임수였다. 12회, 서진우가 알츠하이머를 판정받고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시한부 판정을 받은 것. 기억을 쓸수록 더 빨리 기억을 잃게 된다는 청천벽력의 소리가 전파를 통해 시청자에게 전달됐다. 다 된 '리멤버'에 알츠하이머 뿌리기가 됐다.

애초 서진우는 과잉기억증후군을 앓고 있던 상황. 절대기억을 자랑하며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설정이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절대 기억을 써 볼 새도 없이 허무하게 잃게 됐다. 여기에 이인아(박민영)와 서진우의 로맨스까지 더해 중구난방으로 어지러운 형세가 됐다. 그야말로 막장 드라마의 전철을 모두 밟고 있는 '리멤버'의 2막이다.

시청자는 '리멤버-치매의 전쟁' '본격 핵고구마 드라마' '남규만에게 매수된 '리멤버' 작가' 등 '리멤버'의 황당한 전개를 조롱하고 있다.

1000만 관객을 동원한 '변호인'(13, 양우석 감독)의 윤현호 작가를 시작으로 명품 배우들의 포진까지, 웰메이드 드라마를 표방했던 첫 모습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리멤버'. 사두용미(蛇頭龍尾)가 아닌 용두사미(龍頭蛇尾)가 될 조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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