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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유아인이 다양한 감정선을 넘나들며 미친 연기력을 과시하고 있다. '역대 최고의 이방원'으로 손꼽히는 유동근(KBS1 드라마 '용의 눈물')을 잊게할 정도로 완벽하고 새로운 이방원의 탄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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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이방원의 야심을 일깨운 이는 바로 정도전이다. 이방원은 정도전이 세우려는 나라엔 자신의 자리가 없음을 깨닫고, 스스로 힘을 키워나가기 시작했다. 정도전에게 등을 돌린 채 "이제 애가 아니다"고 말하는 이방원의 모습은 피할 수 없는 정도전과의 갈등을 예고하며 극의 긴장감을 증폭시켰다.
이후 이방원은 달라졌다. 앞뒤 가리지 않고 뒷일을 살피지 않는 예전 이방원이 아니었다. 이러한 이방원의 변화를 정도전은 꿰뚫었다. 정도전은 성급한 판단을 내리지 않고 "모르겠다"고 신중히 답하는 이방원에게 어른스러워졌다고 칭찬했다.
차갑게 돌아섰지만, 이방원에게 정도전은 끊을 수 없는 존재였다. 다시 한번 정도전의 사상에 감탄하게 된 것. 토지대장을 불태우며 백성들과 함께 나눔과 분배의 정치를 시작하겠다는 정도전의 선언을, 이방원은 존경의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리고 슬픈 미소를 띄우며 "난 저 사내가 여전히 좋다"고 읊조렸다.
이날 유아인은 정도전을 향한 양면의 마음을 표정으로 말하며 안방극장을 압도했다. 같은 길을 갈 수 없지만, 정도전의 정치와 사상은 존경할 수 밖에 없는 이방원의 혼란스러운 마음이 유아인의 표정에 고스란히 담겼다. 표정 하나만으로도 이방원의 심리를 느낄 수 있을 정도이기에, 시청자들은 이방원의 마음에 공감했다.
이방원과 정도전의 비극적 결말은 역사이지만, 그 과정에서 유아인이 정도전을 향한 이방원의 내적갈등을 어떻게 그려낼지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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