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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매 시즌, 매회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고 있는 SBS '일요일이 좋다-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 전 세계 곳곳 숨어있는 실력파들의 등장도 놀랍지만 무엇보다 이들을 아우르는 박진영·양현석·유희열의 촌철살인 심사평 또한 무시 못 할 인기 요인 중 하나다.
누구 하나 콘셉트와 이미지를 정해준 것도 아닌데 '투덜이' 박진영, '시크한' 양현석, '따뜻한' 유희열로 캐릭터를 굳힌 세 사람. 마치 사춘기 아들인 박진영과 사사건건 부딪히는 엄한 아버지 양현석, 그리고 두 사람 사이에서 중재하기 바쁜 엄마 유희열의 모습으로 매 회 웃음을 자아낸다.
"사실 양현석과 유희열은 서로 접점이 없었어요. 박진영만 두 사람을 알고 있어 제작 초반엔 '괜찮을까?' 걱정하기도 했죠. 박진영은 실제 제 친구인데, 역시 친구의 공이 컸죠. 박진영이야말로 '명문대 나온 딴따라'였잖아요. 박진영을 중심으로 양현석과 유희열이 잘 융합된 거죠. 요즘에도 'K팝스타5' 촬영이 끝나고 나면 세 심사위원이 따로 술자리를 가지며 친목을 도모하더라고요. 제작진은 모두 빼놓고 말이죠.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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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덤 앤 더머 콤비처럼 웃음을 안기는 세 명의 심사위원들이지만 도전자들의 심사평을 할 때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진지한 선생님, 선배가 된다는 박성훈 PD. 특히 인상 깊었던 심사평은 지난 3일 방송된 팀 미션(쇼케이스)에서 펼친 박진영과 유희열의 심사평이다.
박진영은 투유를 향해 "정말 실망스럽다. 진짜 재능은 놀라운데 음색, 콘트롤 말고는 보컬에 약점이 없다. 심지어 자기 스타일까지 있다. 그런데 '왜 저러지?'라는 생각이 든다. 가수가 꿈이라면서 그런 모습이 안 보인다. 진짜 우리가 꿈꾸는 가수는 간절함을 무대에 쏟아 부어야 하는, 열정을 가진 사람이다. 관객은 그런 가수를 기다린다. I don't feel any passion(열정이 느껴지지 않는다)"이라며 정곡을 찔렀다. 자신감이 사라져 눈치를 보는 투유(유제이·유윤지)에게 내린 따끔한 처방이었다. 이후 유희열은 잔뜩 주눅이 든 다른 도전자들을 향해 "겁먹지 마. 얼마나 네가 빛나는 사람인지 여기에서 알 수 있어"라며 감동적인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서바이벌이라는 프로그램 취지 때문에 실패와 좌절을 맛본 도전자들을 위한 날카로운 직언과 따뜻한 위로는 도전자 모두 다시금 마음을 다잡게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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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과 유희열의 심사평은 사실 굉장히 이례적인 심사였어요. 노래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너'라는 사람에 대한 평을 한 거죠. 이 자리에 서는 이유가 단순히 서바이벌을 위한 게 아닌 열정을 드러내는 자리임을 말해준 거죠. 두 사람이 '정말 진심으로 이야기해주고 있구나' 느꼈던 대목이에요. 이런 감동의 순간이 많은데 워낙 방대해서 편집된 명언들도 상당해요(웃음). 박진영은 제 친구이지만 진짜 '대단하다' 여겨질 정도로 도전자들을 케어해요. 탈락한 도전자들이 무대에 내려가고 있는데 그 등 뒤에서 '너는 이걸 고쳐야 해' '여기만 손보면 나아질 거야'라며 끝까지 마이크를 놓지 않아요. 탈락자들의 등을 보며 안타까워 어찌할 줄 모르죠. 양현석도 YG엔터테인먼트에서는 엄청 무서운, 냉혈인으로 불린다는데 'K팝스타'에서는 다르더라고요. 절대 타인을 깎아내리거나 비난하지 않아요. 타인을 대할 때 늘 예의를 갖추며 말해요. 결국은 가장 냉정한 사람일지 모르겠지만 그 또한 'K팝스타'에서만큼은 제자들을 사랑하는 선생님, 선배로 마음을 다 쏟죠. 오히려 양현석은 세 명의 심사위원 중 '유리 심장'을 가졌다고 할 정도로 마음이 여려요(웃음)."
냉정하고 잔인한 줄만 알았던 심사위원들의 또 다른 모습이다. 카메라 불이 꺼지고 나서도 열정적으로 도전자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 박진영·양현석·유희열. 이들의 주옥같은 심사평이 시청자의 마음을, 도전자들의 마음을 울리는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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