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줌人]'예능계 미다스손' 나영석, 천재 아닌 즐기는 자

tvN '방송국의 시간을 팝니다'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예능계의 미다스손 나영석 PD의 성공비결은 '스스로 즐기는 것'이었다.

14일 방송된 tvN '방송국의 시간을 팝니다'(이하 '방시팝')에서는 예능계의 미다스손 나영석 PD가 출연했다. '방시팝'을 통해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이상민, 장동민, 유세윤 등 출연자는 내놓는 예능 프로그램마다 대박을 치며 백상예술대상 최초로 대상을 거머쥔 예능PD 나영석에게 프로그램 기획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날 나영석 PD는 출연자들에게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획자가 즐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눈치 보는 것과 즐기는 것은 다르다. 나는 그냥 여행 같은 걸 좋아해서 여행 프로그램을 하게 됐다"며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자기가 뭘 좋아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기획자가 즐기면 시청자도 즐긴다. 또 시청자들이 기획자에게 기대하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사진 제공=tvN

앞서 나영석 PD는 스포츠조선과 진행했던 인터뷰에서도 자신의 추구하는 프로그램은 '내가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난 모든 걸 잘하는 연출자가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걸 할때가 결과자 좋다.그래서 내가 조여주는 예능은 늘 비슷할 거다. 아날로그 감성이 담긴 느린 예능이랄까. 극단적이지 않고 일상적인 예능이다"고 설명했다.

좋아하는 걸 밀고 나가는 나영석 PD의 우직함은 그의 프로그램에서 그대로 묻어난다. 그는 '1박2일'부터 '꽃청춘' '신서유기'까지 줄곧 낯선 곳으로 떠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또 그의 예능은 점점 빠르고 센 자극을 만들어내는 최근 예능 트렌드와 달리 그의 프로그램은 느리고 부드럽다. 그냥 하루 종일 밥 세끼를 지어먹을 뿐('삼시세끼')이고 특별한 미션도 없이 가방을 둘러매고 여행을 다닌다.

사진 제공=tvN

그럼에도 그의 예능이 매번 질리지 않는 건, 자신이 즐기는 예능을 하면서도 안주하지 않으려는 나영석의 노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날 '방시팝'에서 나영석 PD는 과거 KBS '1박2일'의 최전성기를 이끌던 시절을 떠올리며 "시청률이 나오니까 기고만장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나가수'(MBC '나는 가수다')가 혜성같이 나타났다. '나가수' 시청률이 오르기 시작하더니 '1박2일' 시청률의 목까지 따라왔다. '1박2일'을 넘을 때도 있었다. '그래도 흔들리지 말고 늘 만들던 식으로 가야지'라고 다짐했지만 못 버티겠더라. 그래서 급하게 여배우들을 섭외하고 여배우 특집을 했다"고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스스로 즐기면서도 자신이 맞딱드리게 되는 벽과 지속적인 하락에는 신속하게 대책을 세우는 나 PD의 노력이 그대로 드러나는 에피소드였다.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도 즐기는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즐기면서 노력까지 하는 나영석이 내놓는 작품마다 대박행진을 터뜨리고 있는 건 결코 우연이나 운이 아니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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