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응팔③] "또 낚였네" 신원호표 식스센스급 예고편 TOP5

이유나 기자

기사입력 2016-01-15 09:04


[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예고편 만으로 유주얼 서스펙트급 반전을 선사하는 드라마가 있다. 바로 케이블 드라마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tvN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 예고편은 드라마의 내용의 일부를 미리 짧게 편집해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도구인데, '응팔'의 예고편은 불친절할 때가 많다. 때로는 배우들의 대사를 이용해서 연결해 본방과 전혀 다른 스토리를 선보여 엉뚱한 추측을 유발하기도 하고, 주연 배우들의 삼각관계는 제자리걸음인데 예고편만 봤을 때는 휙휙 진척된 것처럼 연출하기도 한다. 벌써 '응답' 시리즈가 세번째 선보이면서 시청자들 사이에서 '신원호 PD의 낚시'로 불린지도 오래다. 하지만 때로는 예고편에서 기대하지 못한 진한 감동을 본방에 담기도 해 '낚여도 또 낚이고', '낚여도 흥미를 유발하는' 신기한 드라마가 바로 '응팔'이다. 애청자들은 분통을 표하면서도 반전과 낚시를 또 하나의 재미로 인식하고 있다. 낚일수록 치솟는 시청률과 함께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의 팬층은 두터워지고 있다. 그동안 애굥은 시청자들을 들었다 놨다 한 문제의 예고편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13화 예고=무성♥선영 관계 알게된 택이의 가출?


13화 예고편에서는 엄마 선영과 봉황당 아저씨 무성과의 만남에 혼란스러워하는 선우(고경표)의 모습과 함께, 택이(박보검)의 가출 모습이 보여졌다. 쌍문동 골목 사람들은 크게 놀란 표정으로 각자의 집에서 뛰쳐나왔고, 그 뒤로 택이 아빠(최무성)가 식탁 위에 놓인 편지로 보이는 종이를 보며 놀란 표정을 보였다. 또 그 뒤로 김선영이 들어오며 최무성처럼 허망한 표정을 지어 궁금증을 높였다. 마지막에는 동네 사람들이 모두 골목길에 나와있는 상황에 최무성이 무언가를 들고 비장한 표정으로 나서며 예고편이 끝났다. 애청자들은 무성과 선영의 깊어진 관계를 알게된 택이가 충격을 받고 가출한 것이 아니냐고 추측했지만, 정작 본방의 내용은 전혀 달랐다. 대국을 위해 중국으로 떠난 택과 비행기 사고 오보에 놀란 선영, 선우, 무성의 모습이었던 것. 택이 남긴 쪽지는 중국 호텔 주소가 적힌 것이었고, 택의 눈물 또한 "아저씬 정말 너가 전부인 것 같더라. 많이 놀라셨다"는 선우의 말에 대한 울컥한 반응이었다. 본방에서 택이의 가출은 0.0001%도 관련이 없었다. 마지막에 최무성이 골목길 사람들 사이로 공구통을 들고 비장하게 걸어가는 모습은 '도둑이 들었다'는 외침에 뛰어나온 동네 사람들 사이로 유유히 지나가는 무성의 담담한 성격을 드러낸 장면이었다. 단지 수리를 마치고 본인 집으로 걸어가는 것일 뿐 비장함과도 거리가 멀었다.

12화 예고=택과 덕선의 키스?


12화 예고편에서 택(박보검)은 "덕선(혜리)이가 정말 여자로 좋냐"는 질문에 "귀엽잖아"라고 답하며 자신의 마음을 드러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택은 보다 적극적으로 덕선에게 다가가 여심을 설레게 했다. 덕선과 마주보며 서 있던 그는, 덕선의 팔을 잡더니 얼굴을 가깝게 가져다 댔다. 입맞춤 하려는 듯 보였다. 제작진은 예고편 제목을 '혜리♥박보검, 이건 키스각인데!'라고 공개, 방송 전 대놓고 낚시질을 했다. 하지만 이는 대국을 끝내고 힘이 다 빠진 택이 골목길에서 만난 덕선의 어깨에 얼굴을 떨구는 장면이었다. 택-덕선의 러브라인이 시작되는것이 아니냐며 한껏 기대하던 시청자들의 기운까지 택처럼 쏙 빠져버렸다. 선우엄마 선영과 택 아빠 무성이 "선우가 알면 큰일난다"고 수차례 입단속을 하는 모습 또한 낚시였다. 예고만 보면 선영과 무성의 본격적인 러브라인이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지만, 선우 몰래 목욕탕 알바를 시작한 그녀의 비밀을 지켜주는 무성의 긴장감을 드러낸 것 뿐이었다.

18화 예고=류준열, 드디어 혜리에게 고백(?)


18화 예고편에서는 류준열이 7년간 감춰둔 짝사랑의 진심을 고백했다. 이동휘의 "평생 고백 한번도 못하고 죽을 새끼"라는 멘트 뒤에 "덕선아 옛날부터 이야기하고 싶었는데"라는 류준열의 조심스런 대사가 이어졌다. 제작진은 '드디어 혜리에게 고백(?)'이라는 예고편 제목으로 한 발 진전된 관계를 암시했다. 드디어 류준열-덕선 커플의 러브라인이 폭발하나보다며 본방을 사수한 시청자들은 장난스럽게 끝나버린 류준열의 고백을 지켜봤다. 류준열은 공군사관학교 졸업 후 받은 '피앙세 반지'를 덕선에게 건네며 "너 좋아해. 너랑 같이 학교 가려고 매일 아침 대문 앞에서 한 시간 넘게 기다렸고 너 독서실 끝나고 집에 올 때까지, 나 너 걱정돼서 잠도 못 잤어. 내 신경은 온통 너였어 너"라고 갑작스러운 고백을 시작했지만 농담으로 치부하며 싱겁게 끝내버렸다. 하지만 다행히 그 여운은 깊었다. 7년간 꾹꾹 눌러둔 그의 진심이 고스란히 묻어난 이 장면은 예고편에서 미처 기대하지 못했던 감동을 줬다.

9화 예고=돌연 쓰러진 무성의 죽음?



9회 예고에서는 최무성이 입원한 모습과 전화를 붙잡고 오열하는 김선영의 모습이 등장해 시청자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했다. 특히 "가는데 순서 있나요"라는 최무성의 대사로 죽음까지 암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본편에서 확인한 결과 최무성이 뇌출혈로 쓰러지기는 했으나 무사히 퇴원했고, 김선영이 운 것은 집을 잃게 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불안했던 예고편과는 정반대로 무성이 집을 빼앗기게 될 위기의 선영에게 천만원이 든 통장을 선뜻 건네 도움을 주게 되면서 두 사람은 9화를 계기로 부쩍 가까워져 중년 로맨스의 시작을 알렸다.

2화 예고=박보검 눈물의 이유는?


2화 예고편에는 오열하는 노을, 덕선의 모습에 이어 박보검의 눈물이 엔딩으로 담겨 궁금증을 자아냈다. 쌍문동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덕선의 눈물에 보검이 반응한 것일까 등의 추측이 이어졌다.

본방에서 공개된 2화 '당신이 나에 대해 착각하는 한가지'편에서 택(박보검)의 눈물은 모친상을 치룬 동일(성동일 분)과의 대화 중에 흘린 것이었다. 어머니를 잃은 슬픔에 빠져있던 동일은 "우리 택이는 언제 엄마가 젤로다가 보고잡대?"라고 물었고 순간 택은 두 눈에 눈물을 가득 머금었다. 그리고는 "매일요. 엄마는 매일매일 보고 싶어요"라며 눈물을 뚝뚝 떨궈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이는 기대했던 예고편 보다 더 진한 감동을 주며, 시청자들을 먹먹하게 했던 반전 예고편으로 꼽힌다.

19화 예고도 수상하다!


19화 예고편에는 우울함에 빠진 라미란이 이일화를 보며 "대단하다"고 눈물 짓는 장면에 이어 박보검-혜리-류준열의 삼각관계가 또 한번 담겼다. 종영 2회를 남기고 마지막 남편찾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시청자들의 매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다름아닌 덕선의 니트 속. 택(박보검)의 부름에 대문 밖으로 나온 덕선은 니트를 입고 있고, 목 아래로 무언가 볼록한 것이 올라와있다. 이어진 화면에서 덕선은 택이에게 "우린 친구잖아"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충혈된 택의 슬픈 눈망울로 끝나는 예고편에 '어남택'(어차피 남편은 택) 지지자들의 심장이 내려앉았다. 네티즌들은 "덕선의 니트 속이 수상하다"며 "18화에서 류준열이 고백 후 놓고간 피앙새 반지 알을 목걸이로 바꿔 걸고 다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내놨다. 혹은 "이 또한 낚시일 것"이라며 신원호PD 특유의 반전 예고편을 기대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미 수차례 낚인 시청자들이 예고편으로 또 한번 낚이는 것인지 15일 공개될 본방에 뜨거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쌍팔년도 쌍문동, 한 골목 다섯 가족의 왁자지껄 코믹 가족극을 그린 '응답하라1988'은 오는 16일 20회 방송을 끝으로 그 화려한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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