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치인트' 박해진, 차도남도 츤데레도 아닌 '누구냐 넌?'

최보란 기자

기사입력 2016-01-11 14:59


박해진 <사진=tvN '치즈인더트랩' 방송화면>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치즈인더트랩' 박해진, 전혀 새로운 스타일의 남자주인공이 탄생했다.

지난 4일 방송을 시작한 tvN 월화극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는 달콤한 미소 뒤 위험한 본성을 숨긴 완벽 스펙남 유정(박해진)과 그의 본습을 유일하게 꿰뚫어 본 여대생 홍설(김고은)이 그리는 작품. 로맨스 속에 긴장감 넘치는 심리극을 끼워넣어 '로맨스릴러'라는 신 장르를 표방한다.

특히 남자주인공 유정은 이제껏 본 적 없는 색다른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다가오고 있다. 때론 자상하지만 때론 섬뜩하고, 때론 차가워보이지만 굥론 애틋함을 자아내는 유정의 모습은 벌써 여성시청자들의 마음 속에 파고 들었다. 그리고 그 속에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는지 갈수록 호기심을 자극한다.

흔히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은 첫 회 좌충우돌 사고로 첫 만남을 갖기 마련. '치인트'는 학과 최고의 인기남 유정이 남모르게 품은 오싹한 독기를 홍설에게 들키면서 두 사람의 인연을 알렸다. 자신에게 치근덕거리는 여자 후배의 옷에 일부러 술을 쏟는 유정의 행동을 단 번에 알아본 예민한 여대생 홍설의 첫 만남은 짧지만 강렬했다.

앙숙인 두 남녀가 티격대격 다투다가 사랑으로 발전하는 경우는 드라마에서 흔하다. 그런데 유정과 홍설의 관계는 앙숙으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하다. 유정은 진짜 자신을 꿰뚫어 보는 듯한 홍설에게 적개심을 드러내고 교묘한 방법으로 그녀를 괴롭힌다. 홍설 또한 그런 유정의 행동에서 수상함을 감지하고, 모두가 좋아하는 유정선배에 홀로 외로운 싸움을 한다.

완벽한 외모에 우수한 두뇌, 든든한 배경까지 갖춘 유정. 그야말로 순정만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이 주인공 같은 스펙과 달리 비뚤어진 그 성격은 미처 예상 못한 것이어서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모든 상황을 계산하고 뒤에서 조정하는 그의 모습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는 점이다.

그런 유정이 갑자기 달라진 태도를 취하면서 홍설은 물론 시청자들까지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 1화에서 홍설의 시각에서 바라 본 유정의 행동들은 시청자들에 짙은 의심을 안겼다. 이후 2화에서는 마치 데이트 신청을 하듯 홍설에게 계속 밥을 먹자고 조르며 평범한 대학생의 모습으로 돌아와 시청자들의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었다. 자신에게 다른 여후배를 소개시켜준 홍설을 향해 서운함을 드러낼 때는 애틋함을 자아내기까지 했다.

그런가하면 술에 취한 노숙인이 홍설이 있는 건물 쪽으로 갔다는 얘기를 듣고도 아무런 동요를 보이지 않아 반전을 안겼다. 홍설에 호감을 품고 있다면 상황이 어찌됐든 일단 달려가는 것이 예상되는 행동. 하지만 유정은 그 상황에서 남주연(차주영)의 미심쩍은 행동을 지적하며 "알아서 해결하라"고는 자기 갈 길을 가버렸다. 그리고는 다음날 홍설의 팔에 난 상처를 치료해주며 걱정을 드러낸 것. 시청자로서는 그의 마음이 어떤지 갈피를 잡기가 어려울 수밖에.


특히 과비를 횡령한 김상철(문지윤)의 비리를 폭로한 이가 하재우(오희준)이며, 하재우를 움직인 것이 유정임이 드러나면서 또 한 번 오싹한 반전을 안겼다. 모든 상황을 위에서 내려다 보며 사람들을 자기 뜻대로 조정하는 유정의 표정은 바로 전 장면과 너무도 달라 마치 다른 사람을 보는 듯 했다. 더욱이 유정을 의심했던 홍설마저 자신의 오해인줄 알고 이를 미안해하면서 모든 것은 그야말로 유정의 뜻대로 흘러가는 상황.

이처럼 종잡을 수 없는 남자 캐릭터의 등장은 그간 '차도남'(차가운 도시 남자), '츤데레'(겉으론 차갑지만 알게 모르게 배려해 주는 사람) 캐릭터들이 이끌던 안방극장에 신선함을 안기고 있다. 소시오패스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감정을 드러내지 않다가도, 홍설을 향해 너무도 다양한 표정을 드러내는 그의 모습은 자꾸만 호기심을 자극한다.

특히 이 오묘한 캐릭터는 박해진을 만나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박해진은 앞서 KBS2 '내 딸 서영이'의 이상우, SBS '별에서 온 그대'의 이휘경, SBS '닥터 이방인'의 한재준, OCN '나쁜 녀석들'의 이정문까지 어느 하나 성격이 겹치지 않는 캐릭터로 다양한 매력과 폭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였다. 부드러움과 날카로움이 공존하는 이미지는 유정 역에 최적합이었다는 평가다.

앞으로의 전개를 예측할 수 없게 만드는 오싹하고도 로맨틱한 유정 캐릭터에 앞으로 더 많은 시청자들이 중독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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