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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원작과의 높은 싱크로율이 배우들의 연기와 만나 빛을 발했다.
이러하니 드라마 캐스팅 과정 하나 하나에 눈길이 쏠렸다. 드라마화 소식 전부터 네티즌사이에서 희망 캐스팅 1순위로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왔던 박해진은 남자주인공 유정으로 일찌감치 출연을 확정했다. 온라인을 떠들썩하게 했던 여주인공 홍설 역으로는 김고은이 낙점됐고, 까칠하고 엉뚱한 반항아 백인호 역은 서강준이, 그의 누나 백인하 역은 이성경이 맡았다.
외모적인 싱크로율을 상당히 중요시한 캐스팅이었다. 박해진은 말 할 것 없고, 남매로 캐스팅 된 서강준과 이성경은 원작의 혼혈 설정까지 고려한 듯 옅은 갈색 눈동자를 지닌 공통점이 눈에 띄었다. 김고은은 '개털'이라 불리는 홍설 캐릭터를 위해 아예 머리색을 붉게 바꾸고 머릿결도 거칠게 표현했다.
실제로 싱크로율에 집착하다 실패한 웹툰 원작 영화 또는 드라마가 적지 않다. 외모적으로 아무리 닮았다고 해도, 전체적인 연기톤이나 캐릭터가 맞지 않은 경우에는 싱크로율이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치인트' 배우들은 우려와 달리 첫 회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연기를 펼쳤다. 우선 박해진은 사람 좋은 미소 뒤에 때때로 냉혹한 눈빛을 드러내며 유정 그 자체라는 호평을 얻었다. 박해진은 한 없이 순진한 눈빛으로 사람들의 신뢰를 얻는가하면 홍설을 향해 오싹한 적대감을 드러내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했다.
김고은 또한 엉뚱하지만 날카로운 통찰력을 지닌 여대생 홍설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바쁜 생활 속에, 유정과 일이 꼬이면서 홀로 고군분투하는 홍설의 모습을 코믹하고도 사랑스럽게 표현했다. 여대생으로 분한 김고은은 이전 작품들과 180도 다른 매력을 뿜어냈다.
서강준과 이성경 또한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서강준은 이전의 자상하고 부드러운 남자의 이미지를 벗고 거칠고 다혈질의 백인호로 변신했다. 이성경은 화려한 미모에 톡 쏘는 말투를 지닌 백인하 역할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는 배우들이 싱크로율의 양면성을 사전에 인지하고 캐릭터 표현에 심혈을 기울였기 때문. '치인트'는 원작이 지닌 분위기와 스토리, 배우들의 외모 싱크로율까지 99%의 닮음 속에 원작과는 다른 1%를 조화시켰다. 그 결과, 원작과 차별성을 가진 드라마만의 매력으로 '치어머니'까지 끌어 당길 수 있었다.
방송에 앞서 박해진은 "싱크로율에 대한 평가는 감사하다"면서도 "웹툰이 워낙 사랑을 많이 받았던 작품이라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그대로 실사화 할 수는 없다고 본다. 또 다른 드라마, 또 다른 유정으로 좋은 모습으로 찾아 뵐 수 있을 것 같다.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그는 "정이 이중적인 성격이라고 사이코패스 혹은 소시오패스라고도 하는 분들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다 자라지 않은 아이가 솔직한 속내를 드러내는 것을 생각하면서 봐 주셨으면 한다"라는 말을 통해 배우 자신만의 생각으로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음을 드러냈다.
김고은은 "드라마에서는 웹툰에서 보다 조금 더 성격이 드러나고, 현실에 있을 법한 친구를 표현하고 싶었다"라며 "중점을 둔 것은 어찌됐든 사랑스러웠으면 했다. 예민하고, 때론 독하게 공부하고 알바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런 것들이 사랑스러움 속에 녹아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서강준 또한 "웹툰 안의 백인호에 맞추기 보다는 저한테 백인호를 맞추려고 노력했다. 웹툰 속 백인호가 투영되지 않고 '서강준만의 백인호가 매력적'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라고, 이성경은 "팬들이 인하에 기대하는 부분이 있다. 세고 거침 없는 부분과 불쌍한 부분, 똘끼 있는 부분이 있다. 촬영을 하면서 감독님과 대화를 통해 인하의 아픔과 상처를 들여다보게 됐다. 인하를 이해하게 됐다"라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
이같은 배우들의 노력이 원작과의 기분좋은 싱크로율로 발현돼 '치인트'의 성공을 이끌 수 있을지 눈길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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