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도 벗고, 보이그룹도 벗고 '헐벗은 가요계'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3-07-31 14:14


김현중. 사진제공=키이스트

가요계가 헐벗었다.

걸스데이의 '팬티티저', 달샤벳의 '먼로춤' 등 걸그룹의 섹시 의상 및 안무가 여름 가요계를 강타했다. 이런 가운데 보이그룹까지 과감한 노출과 표현으로 '19금 전쟁'에 발을 들여놔 관심을 끈다.


사진=김준수 '인크레더블' 뮤직비디오 캡처
상반신 노출-야릇 키스신은 기본!

15일 솔로 2집 앨범을 발매한 JYJ 김준수는 타이틀곡 '인크레더블' 뮤직비디오에서 외국 여성과 진한 키스신을 선보였다. 침대 위에서 서로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밀당을 하다 이어지는 키스신은 묘한 상상을 자극한다. 또 20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콘서트에서도 키스신 영상을 내보내 팬들을 슬프게(?) 했다.

22일 미니 3집 '라운드3'를 발표한 김현중 역시 과감한 노출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18일 선공개한 '언브레이커블' 뮤직비디오에서 상반신을 탈의, 탄탄한 근육질 몸매를 드러냈다. 또 29일 공개된 타이틀곡 '유어스토리' 뮤직비디오에는 과거 회상 장면에서 상대 모델과 과감한 스킨십을 선보였다.

더블에이 역시 25일 선공개곡 '새벽택시'와 함께 SNS 및 공식사이트를 통해 멤버들의 상반신 누드컷을 게재했다. 멤버들은 각각 상의를 탈의한 채 큼직한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줘 아련한 섹시미를 드러냈다.


사진=김현중 '유어 스토리'' 뮤직비디오 캡처
보이그룹의 노출, 걸그룹 때와 반응 다른 이유는?

보이그룹이나 걸그룹이나 벗는 이유는 똑같다. "외향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성숙한 이미지를 보여 드리려 노력했다"던 김현중의 말처럼 보이그룹은 남성성을 어필하기 위해 벗고, 걸그룹은 여성미를 보여주기 위해 벗는다. 조금 미화하자면 "앨범과 노래 컨셉트에 잘 어울릴 것 같아서 노출을 감행했다" 정도가 될 수 있겠다. 목적도 노출 정도도 비슷한데 보이그룹의 노출과 과감한 스킨십에 대한 반응이 걸그룹 때와는 다르다는 게 흥미롭다. 걸그룹이 연출했다간 당장 '선정성 논란'으로 도마위에 오를법한 장면들도 '섹시하다', '근육질 몸매'라는 등 호응을 얻고 있다. 왜 이럴까?


팬덤의 차이가 가장 크다. 걸그룹 팬덤에 비해 보이그룹 팬덤이 충성도가 높기 때문에 속칭 '쉴드'를 쳐주는 힘이 더 세다는 것. 한 관계자는 "걸그룹 팬덤은 유동적이다. 좀더 어리고 예쁘고 섹시한 그룹이 나오거나 이미지에 따라 팬덤이 움직인다. 또 이런 팬덤은 대부분 20대 후반 이상의 남성팬층으로 구성된 경우가 많다. 맹목적인 충성을 맹세하는 10대~20대 초반 팬들과는 달리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노출 등으로 구설에 오르더라도 크게 신경쓰지 않거나 그들만의 리그에서 응원을 보내지 적극적인 대응을 하진 않는다"며 "반면 보이그룹 팬덤은 10대~20대 초중반 여성팬들이 주축이 돼 화력이 좋다. '우리 오빠', 혹은 '우리 아가들'이 다치지 않도록 가장 적극적인 방어 태세를 취한다. 악플을 다는 네티즌에 떼로 반격하기도 한다. 온라인은 다수의 의견에 따라 흘러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쉴드를 쳐주는 팬덤만 있다면 최소한 욕은 먹지 않는다"고 밝혔다.

노출 빈도와도 관련이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걸그룹은 노출이 있는 의상을 입거나 조금만 야한 춤을 춰도 선정성 논란이 인다. 그래서 아예 인지도가 떨어지는 신인 걸그룹 같은 경우엔 선정성 논란을 노리고 작정하고 벗기는 경우도 많다. 노이즈 마케팅이라도 좋으니 일단 검색어 순위나 포털사이트 메인에 걸리자는 식이다. 그러니 갈수록 더 자극적인 걸 찾고, 그런 경쟁 아닌 경쟁이 벌어지고, 대중은 '또야?'라는 반응을 보이게 된다. 반면 보이그룹의 노출 빈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지므로 신선하게 다가간다"고 전했다.


사진=더블에이 '새벽택시' 스틸컷
헐벗은 아이돌 그룹, 앞으로는 어떻게?

계절 특성과 현 가요계 트렌드를 고려할 때 노출은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는 게 중론이다. 너무나 많은 아이돌 그룹이 활동하는 가운데 노출만큼 단기간에 확실한 홍보 효과를 낼 수 있는 아이템이 없고, 데뷔 연차가 쌓이고 있는데 어리고 귀여운 모습만 보여줄 수도 없다는 것. 하지만 과유불급이다. 쇼케이스 무대에서 옷을 벗어던지며 스트립쇼를 하는 걸그룹까지 생겨나면서 '민망하다'는 의견을 보이는 네티즌이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일부는 차별화된 컨셉트에 초점을 맞춘다. 보이그룹 진영에서는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는 팀이 늘어나고 있다. 이전까지 보여줬던 이미지와 상반되는 모습으로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계산이다. '섀도우'로 컴백한 비스트는 멤버 용준형이 앨범 전곡을 작곡, '실력파' 이미지를 굳혀가고 있다. 상반신 누드컷을 공개한 더블에이 역시 새 멤버를 영입, 확 달라진 분위기의 신곡을 발표할 예정이다. 엑소 틴탑 빅스타, 빅뱅 승리 모두 남성적인 매력을 강조한다. 걸그룹 중에선 크레용팝과 에이핑크가 좋은 성공 사례로 꼽힌다. 관계자들은 "섹시 컨셉트의 걸그룹이 줄 서고 있는 가운데 에이핑크의 청순 요법이 제대로 먹혔다. 다른 그룹과는 달리 벗지 않고, 야하지 않은 소녀의 모습이 삼촌팬들의 마음을 자극했다. 크레용팝 역시 데뷔 초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섹시 경쟁에 질린 네티즌들이 통통 튀는 모습에 호응을 보내고 있다. 얼마나 벗느냐보다 기획력이 중요해지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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