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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부담스럽기도 한데, 내가 (길) 잘 열어야…." 박정은 부산 BNK 감독의 이름 앞엔 각종 타이틀이 붙어있다. 선수 시절 '명품 포워드'로 불리며 WKBL은 물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농구 선수로 이름을 떨쳤다.
그의 도전은 2024~2025시즌 정점을 찍었다. 부산 BNK는 20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아산 우리은행과의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55대54로 승리했다. BNK는 3연승을 달리며 시리즈 전적 3승을 기록, 창단 첫 정상에 올랐다. 2019년 창단한 BNK는 2022~2023시즌 처음으로 챔프전 무대를 밟았다. 당시엔 우리은행에 3패하며 준우승했다. 다시 한 번 기회를 잡은 BNK는 왕좌에 오르며 환호했다.
박 감독은 이번 우승을 통해 또 새 역사를 작성했다. 그는 WKBL 여성 사령탑 첫 챔프전 승리는 물론, 우승이란 대기록을 썼다. 그동안 몇몇 여성 지도자가 WKBL 무대에서 경쟁했지만, 성적은 썩 좋지 않았다. 여자축구(WK리그)에선 과거 김은숙 감독이 인천 현대제철을 이끌고 우승한 경험이 있다. 여자배구에선 박미희 당시 흥국생명 감독이 여성 지도자 최초 통합 우승을 일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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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감사하다. 이 자리에서 이렇게 할 수 있게 된 상황도 정말 감사하다. 책임감을 갖고 하고 있다. 정말 많은 분이 도와주고, 걱정도 해준다. 조언도 많이 해준다. 도와주는 분이 많으니 내가 열심히 발전해 나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우승 뒤 박 감독은 "선수 때도 우승을 5번 정도 했는데, 그게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이번이 더 의미가 깊은 것 같다. 내가 뛰어서 우승하는 것보다 선수들이 뛰어서 우승하는 느낌이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대단한 것 같다. 내가 선수 복이 많아서 이렇게 된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그는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우승하는 최초의 역사를 열었다. 박 감독은 삼성생명의 간판 포워드로 맹활약하며 5차례(1998년 여름, 1999년 여름, 2000년 겨울, 2001 겨울, 2006 여름) 우승했다.
"우승이라는 게 쉽게 오는 기회가 아니라고 생각했고, 무엇보다 (여성) 최초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여성 지도자들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그렇게 보여줄 수 있게 돼 선수들에게 고맙다." WKBL은 '감독 박정은'의 시대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