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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농구 KEB하나은행은 '도깨비팀'이라 불릴만하다.
게다가 KEB하나는 우리은행과의 직전 경기인 시즌 4번째 맞대결에서 3쿼터까지 동점을 기록할 정도로 치열한 접전을 펼치다 마지막 승부처에서 2점차로 아쉽게 패퇴한 경험이 있다. 물론 이 것이 실력차이겠지만, 이환우 감독은 "언젠가는 넘어서야 하고, 반드시 넘어설 수 있다"며 선수들에게 기를 불어넣었다. 지난 2016~2017시즌에 맞대결에서 7전 전패로 물러났고, 이번 시즌에도 앞선 4경기를 모두 패한 상황이지만, 최고가 되기 위해선 당연히 최강 우리은행을 넘어야 한다는 확실한 목표 의식을 제시한 셈이다.
KEB하나 선수들은 1쿼터부터 자신감 있게 나섰다. 강력한 수비가 계속 성공한데다 우리은행 선수들의 슛감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은 1쿼터에만 21-8로 멀찌감치 달아났다. 젊은 선수들의 패기에 우리은행 선수들은 좀처럼 경기를 풀어나가지 못했다. 이 기세는 2쿼터에도 그대로 이어지면서 KEB하나는 전반을 34-25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휴식시간을 가지고 후반에 나선 우리은행은 역시 승부처에서 강했다. 3쿼터 중반까지 31-46로 최대 15점 이상 뒤졌지만, 김정은과 박혜진이 자유투 2개씩을 연달아 성공시켰고 이어 전반에 5득점으로 부진했던 어천와가 집요하게 골밑을 공략하며 연속 6득점에 성공, 4점차까지 쫓아갔다. 이어 4쿼터 시작 후 박혜진의 벼락같은 3점포에다 임영희가 2점포 이후 추가 자유투 1개까지 성공시키며 56-54로 마침내 스코어를 뒤집었다. 특히 임영희는 3쿼터 버저비터로 이날 첫 득점에 성공하며 부진한 모습이었지만, 4쿼터에서 역전포를 포함해 무려 9득점을 쓸어담으며 노장의 힘을 과시했다. 박혜진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3점슛을 성공시키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우리은행이 성공한 5개의 3점포를 모두 책임진 박혜진은 21득점, 어천와는 20득점-17리바운드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우리은행은 73대62로 승리, 3연승에 성공하며 KB스타즈와의 승차를 2.5경기로 벌린 반면, 대어를 낚을 뻔 했던 KEB하나는 결국 승부처에서 경험 부족으로 다시 무너졌다.
부천=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