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프로농구 최고 지도자다. 지난 시즌까지 리그 3연패, 올해도 단독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좋은 선수와의 인연을 만들어 우승하고, 아니면 우승할 수 있는 선수를 키워내고, 이도 저도 아니면 짜내서라도 성적을 낸다. 프로농구 뿐만 아니라 한국 프로 스포츠 전체를 통틀어도 손꼽히는 사령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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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양동근은 국가대표팀에서 돌아오자마자 매경기 풀타임에 가깝게 뛰고 있다. 만 36세로 노장이지만 경기당 평균 득점 13.06점(18위), 어시스트 5.53개(3위)로 팀을 떠받치고 있다. 유 감독은 "동근이가 많이 힘들다. 안타깝다. 고마운 마음밖에 없다"고 했다. 요즘도 모비스는 양동근이 있을 때와 잠시 휴식을 취할 때 다른 팀이 된다. 양동근이 없으면 패스루트가 답답해진다. 올해는 더구나 '기술자' 문태영도 없고, 최고용병 라틀리프도 없다.
유 감독은 "올시즌을 앞두고 오히려 걱정은 없었다. 성적에 대한 기대치가 낮았기 때문이다.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면 다행이라는 생각이었다. 시즌 초반에 타팀에 악재가 많아지면서 어부지리로 순위 싸움을 편하게 했다. 행운이 이어지다보니 시즌 중반까지 선두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요즘 우리팀 경기력은 형편없다. 매경기 편하게 풀어갈 때가 없다. 체력적인 한계에 봉착한 느낌"이라고 했다. 최근 12경기에서 모비스는 6승6패를 기록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모비스는 다른 팀이 가지지 못한 뭔가를 지니고 있다. 선수들은 경기에 지고 있어도 따라갈 수 있다는 믿음을 서로에게 전달한다. 결정적인 순간에는 집중력이 더 좋아진다. 이러한 강팀 DNA를 심은 이는 유 감독이다. 선수 개개인 능력치에 맞는 작전과 역할을 부여하고, 2%, 5%의 기량을 더 끌어올리면 팀전력은 두배가 된다. 모비스는 지금 이보다 더 강한 잇몸으로 타 팀들을 물어뜯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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