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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 SK의 잠실 라이벌전.
김준일은 프로 2년째를 맞는 팀내 막내급 선수다. 그는 주희정에 대해 짖궂은 농담을 던졌다.
"항상 많이 알려주시고, 격려해 주신다"는 '방송용' 멘트를 날린 김준일은 "저렇게 뛰다가는 죽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34분3초를 소화한 주희정에 대한 농담이었다.
주희정은 당황한 듯 웃으면서 김준일에게 "공식석상에서 나이 얘기를 왜 강조하냐"며 웃으며 타박을 줬다. 그러면서 옆에 있는 문태영을 가리키며 "쟤하고 나하고 1살 밖에 차이 안나는데"라고 억울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문태영 역시 환한 미소를 지었다. 경기 이벤트 사진을 찍으려 하자, 문태영과 김준일은 주희정을 번쩍 들어올리면서 환한 미소를 지었다. '맏형'에 대한 예우였다. 주희정은 "그냥 찍지 왜 나를 가운데에서 들어올리냐"고 웃기도 했다.
삼성 전력의 주축은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김준일, 그리고 문태영이다. 라틀리프와 문태영은 삼성이 올 시즌 야심차게 영입했다. 주희정 역시 SK에서 삼성으로 이적했다.
때문에 삼성은 지난 시즌에 비해 베스트 5가 완전히 바뀌었다. 조직력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베테랑 주희정이 있다.
위에 에피소드에서도 알 수 있듯이, 팀내 분위기를 이끄는 맏형의 역할을 한다. 문태영을 비롯해 막내급 김준일과 스스럼없이 소통한다. 주희정은 가끔 임동섭을 데리고 오면서 취재진에게 "삼성의 미래다. 잘 부탁한다"는 얘기를 하기도 한다.
그는 13일 SK전에서 의미있는 기록을 남겼다. 통산 1116개의 3점슛 성공으로 역대 2위 타이 기록을 달성했다. 1위는 SK 문경은 감독이다. 1669개다. 주희정과 함께 공동 2위는 우지원 해설위원이다.
역대 3점슛 성공 톱 10 안에 슈터가 아닌 선수는 단 2명 뿐이다. 주희정과 신기성(현 KEB하나 코치) 뿐이다. 신 코치는 포인트가드였지만, 정확한 슈팅력을 지닌 야전사령관이었다.
주희정의 이 기록은 의미있다. 1997~1998시즌 TG삼보(현 동부)에서 데뷔한 주희정은 속공 처리 능력은 최상급이었다. 하지만 명확한 아킬레스건이 있었다. 가드로서 외곽 슈팅능력이 많이 떨어졌다. 때문에 상대 수비는 돌파에 의한 득점과 어시스트를 대비, 항상 떨어져서 수비했다.
처절한 노력이 있었다. 데뷔 당시 경기당 0.3개에 불과하던 3점슛이 2003~2004시즌 1.9개로 수직상승했다. 더 이상 수비수들이 그냥 놔 둘 수 없는 3점슛 능력을 장착했다.
그는 이날 경기 뿐만 아니라 지난 6일 KCC전에서도 막판 결정적인 득점을 올리며 팀을 패배의 수렁에서 벗어났다.
여전히 그의 고민은 개인성적이 아닌 팀 전력에 맞춰져 있다. 그는 "경기를 치르면서 조금씩 계속 나아지고 있다. 더욱 탄탄한 전력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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