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꼴찌 창원 LG, 정말 달라진 건가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6-01-04 10:45


창원 LG 김종규가 3일 원주 동부전에 앞서 몸을 풀고 있다. 사진제공=KBL

경기 후반 역전패를 쏟아냈던 창원 LG 세이커스를 다시 봐야할 것 같다. 경기 중반까지 앞서다가 3,4쿼터에 집중력을 잃고 무너지곤 했는데, 최근 3연승을 거뒀다. 시즌 초부터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다가 최근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를 끌어내리고 단독 9위라 됐다. 최근 5경기에서 4승1패. 확실히 상승세를 탔다.

창원 LG는 3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시즌 KCC 프로농구 원주 동부 프로미전에서 82대77로 이겼다. 12월 30일 안양 KGC 인삼공사, 1월 1일 부산 KT 소닉붐을 제압한데 이어 3연승이다. 12승25패, 승률 3할2푼4리. 6강권과 8게임까지 벌어져 현실적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은 쉽지 않아 보인다. '탈꼴찌'에 성공했다고 해도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위한 목표가 불분명하다.

창원 LG가 분위기 반등의 기회를 잡은 건 분명하다. 하지만 상승세가 지속될 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3일 상대한 원주 동부는 '전력의 핵'인 김주성 윤호영이 부상으로 빠져 있었다. 주력 선수가 두 명이나 없는 원주 동부를 맞아 막판에 힘든 경기를 했다. 초반에 좋은 흐름을 가져가다가 후반에 고전하는 경기 패턴이 이어졌다.

지난 30일 상대한 안양 KGC도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가 5경기 만에 복귀해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김승기 안양 KGC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로드가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었고, 선수 전체가 연전을 치르면서 지쳐 이기기 어려운 경기였다"고 했다. 1일 부산 KT전에서 1쿼터에 27-12로 크게 앞선 창원 LG는 2~4쿼터에서 뒤졌다.

들쭉날쭉 전력이지만 긍정적인 면도 많다. '득점 기계' 트로이 길렌워터 의존도가 줄고, 국내 선수들의 역할이 커진 게 눈에 띈다. 길렌워터는 원주
동부전에서 32분 넘게 출전해 23득점-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전 경기에서 다친 오른쪽 손등이 부어올라 정상적인 슛이 어려웠다. 왼손으로 자유투를 던지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종규(17득점-8리바운드) 김영환(13득점) 유병훈(9득점-5리바운드-6어시스트)이 잘 해줬다. 1일 부산 KT전 에서 길렌워터는 28득점-8리바운드의 맹활약을 펼쳤는데, 김종규(24득점-8리바운드) 김영환(13득점-3리바운드)도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때 길렌워터가 팀 득점의 40%를 책임졌던 창원 LG다. '해결사' 길렌워터에게 부담이 과중됐다.

김 진 감독은 자주 "국내 선수들이 너무 길렌워터만 바라본다. 위축되지 말고 조금 더 자신있는 플레이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경기를 보면 이런 김 감독의 주문이 플레이로 나타나고 있다. 3연승 기간에 창원 LG는 실점을 70점대로 막았다. 단신 외국인 선수(1m93 이하) 샤크 맥키식이 경험부족, 의욕과잉을 드러낼 때가 있다고 해도 에너지 넘치는 플레이도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후반기 창원 LG를 지켜보자.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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